별처럼 바람처럼 2162

"친구가 성공할 때마다 내 안에서 무언가 조금씩 죽는다" / Florence Price - Adoration (Augustin Hadelich and 37 musicians)

손실 혐오란 특정 액수의 돈을 잃었을 때 사람이 느끼는 고통은 똑같은 액수의 돈을 얻었을 때 느끼는 행복보다 더 크다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한 농부가 부잣집에 옆에 살고 있었다. 부자에게 암소가 한 마리 있었는데 가난한 농부가 평생 뼈 빠지게 일해도 살 수가 없었다. 농부는 하느님께 간절하게 기도드렸다. 마침내 하느님이 농부에게 소원을 묻자,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웃집 암소를 죽여 주세요.”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서양 속담에 부자란 자신보다 더 많이 버는 동서다. 손실 혐오는 재화인 돈에서 국한되지 않고, 손실로 빚어진 결과에도 발생한다. 사람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TV 연속극에 나오는 잘생긴 재벌 3세가 아니라 친구의 해외여행이고, 맛집을 자랑질하는 인스타그램(Ins..

보들레르, '취하라'(<파리의 우울>)/장혜진 X 윤민수 - 술이 문제야 / 가사

보들레르, '취하라'() 늘 취해 있어야 한다. 핵심은 오직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짓눌러 그대를 한껏 움츠리게 하는 시간의 벅찬 짐을 벗어 버리려면, 언제나 취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에?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개울의 푸른 풀 위에서나, 당신의 방 음울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가 덜어졌거나 이미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스쳐 가는 모든 존재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몇 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주겠지.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궁색한 노예가 되지 않..

대나무 100년.. 뿌리처럼.. 대나무는 100년마다 한번 핀다/그냥 존재 자체가 예술인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대나무 100년.. 뿌리처럼.. 대나무는 100년마다 한번 핀다. 꽃이 피면 열매를 맺고 줄기는 말라 죽는다.일생에 딱 한번만 피고 모두 죽는다는 개화병이다. 건국이후 처음으로 주사파 운동권 패거리가 정권을 잡은 작금 세태. 미친놈 널뛰기 하듯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수를 두어도 제대로 견제.제동을 하는 세력이 없다. 극적으로, 윤석열 투쟁. 조국의 후안무치. 추미애의 좌충우돌 등이 주사파 정권의 민낯을 보여주면서 민심의 깨달음과 시대정신의 회복으로 희망의 햇살이 보인다. 개화병 이후 대나무 뿌리에선 새로운 생을 위한 새순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치열한 생의 투쟁이 일어난다. 죽은 대나무 줄기는 주사파 패거리로 치부하고,기울어지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기 위해, 대나무 뿌리의 치열한 생을 위한 투쟁처럼..

"사뿐히 걸으소서, 그대 밟는것 내 꿈이오니.." 예이츠가 평생 사랑했던 오직 한 여인 모드곤, 그 아픈 순애보...

예이츠의 아픈 첫사랑 이야기 지난번 포스팅에서 예이츠의 묘비명을 얘기 했는데 한가지 빠진게 있다. 바로 예이츠의 시비(詩碑). 그것은 예이츠 무덤이 있는 성 콜럼버스(St. Columba's) 교회 마당에 있는 또하나의 기념물이다. 우선 멀리서도 눈에 띄는것은 똥누는 폼으로 앉아있는 영감님 동상이다. 물론 예이츠인데 평소 우리에게 익숙한 폼파도르 헤어스타일 대신 대머리 노인이라 낯설다. 조각가 재키 맥키나는 예이츠의 말년을 그렸다는데 벗은 몸통과 맨발이 더 쓸쓸하다. 어쨋든 나는 조각상 보다는 그가 깔고 앉은 시비에 주목했다. 전체로 사방 6m 정도 넓이의 동판에는 예이츠의 절절한 사랑시가 새겨져 있다. 아니, 그것은 시를 수놓은 융단이다. 나는 슬라이고에 오기전 이 시를 알고 있었기에 보는것 만으로도 ..

저기 어디쯤그리워했던 것들 모두 사라지고.../Back to Earth - Your Beautiful Love

정 한용 새벽 세시에 천둥치는 소릴 듣고 잠에서 깨어 창 밖을 본다 검은 바다와 흰 바람이 불빛에 일렁인다 저기 어디쯤 그리워했던 것들 모두 사라지고 버려야 할 것들만 어스름에 선명해진다 어떻게 흘러 여기까지 왔나 새벽공기가 신선하게 침엽수를 흔들고 새들이 지난밤의 기억을 물어다 풀숲에 심으면 강에선 물고기들이 그 씨앗을 훔쳐 달아난다 내가 선 곳이 이렇게 아플 줄이야 아침이 터올 때까지 창에 서서 꿈을 벗어 걸어놓고 밖을 본다 "거기,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