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흔적들 704

[삼선 이야기] 주군을 위한 코미타투스, 그건 참으로 허망한 거야

[삼선 이야기] 주군을 위한 코미타투스, 그건 참으로 허망한 거야 2023.3.12. 벌써 다섯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엇 때문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깝다. 그런 기개라면 광화문 광장에서 속 시원하게 말이나 하고 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되지, 그 무엇 말 못할 어려움이 있다고 그렇게 했을까? 참으로 허망하다. 그런 것이 아닌데. 우리의 기억에는 가물가물한 유산밖에 없다. 주군(主君)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충(忠)과 한번 맺은 인연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의(義)다. 그러면 주군은 그들에게 무엇을 하사한다. 그것은 유목 민족에게 DNA처럼 전해지는 코미타투스 문화다. 코미타투스는 “중앙 유라시아 문화복합체의 초기 형식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사회정치적-종교적 ..

[맹꽁깨千] 012 아무리 검불이 많아도 봄은 와

윤일원 [맹꽁깨千] 012 아무리 검불이 많아도 봄은 와 2023.3.7. 실학자 이덕무(李德懋, 1741~1793년)가 지은 「적언찬병서(適言讚幷序)」 중 희환(戱寰), ‘우주 안에서 유희하다.’라는 글이야. “내 앞에는 내가 없고 내 뒤에도 내가 없다. 이미 무(無)에서 왔건만 다시 무(無)로 되돌아간다. 많지 않은 소수(少數)이니 얽매임도 없고 구속받을 것도 없다. 얼마 전까지 젖 먹던 내가 갑자기 수염이 나고 잠깐 사이에 늙더니 또한 문득 죽음에 이른다. 마치 거대한 바둑판에서 효로(梟盧, 가장 좋은 패)를 핍박하거나 침범하는 듯, 거대한 놀이마당에서 물고기 가죽을 입은 사내처럼 조급하지도 않고 허둥지둥하지도 않으며 하늘을 좇아 즐거워한다.” 봄은 기다려도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와. 거기에 반응..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얼마만큼 땅이 필요한가(1886)

山中日記(무소유)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얼마만큼 땅이 필요한가(1886)'는 소작인 빠홈이 평생소원인 자기땅을 마련하는 과정을 소재로 인간의 탐욕과 탐심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속의 바시키르 땅은 일 년이 걸려도 다 돌지 못하는 광활한 땅이다. 바시키르 원주민들은 순해서 1,000루블만 지불하면 하루동안 걸어서 돌아온 안 쪽의 땅을 모두 준다. 땅을 사려는 사람이 오면 촌장은 원주민들을 모아놓고 모자를 벗어서 땅값으로 받은 돈을 그 속에 넣어 땅위에 내려 놓는다. 구매자는 모자를 터치하고 출발해서 갖고 싶은 땅을 한바퀴 돌아와 모자를 터치하면 그 안의 땅을 모두 다 주는 것이다. 주인공 빠홈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얻기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멀리 걸어갔다가 돌아오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