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깨千] 012 아무리 검불이 많아도 봄은 와
윤일원 [맹꽁깨千] 012 아무리 검불이 많아도 봄은 와 2023.3.7. 실학자 이덕무(李德懋, 1741~1793년)가 지은 「적언찬병서(適言讚幷序)」 중 희환(戱寰), ‘우주 안에서 유희하다.’라는 글이야. “내 앞에는 내가 없고 내 뒤에도 내가 없다. 이미 무(無)에서 왔건만 다시 무(無)로 되돌아간다. 많지 않은 소수(少數)이니 얽매임도 없고 구속받을 것도 없다. 얼마 전까지 젖 먹던 내가 갑자기 수염이 나고 잠깐 사이에 늙더니 또한 문득 죽음에 이른다. 마치 거대한 바둑판에서 효로(梟盧, 가장 좋은 패)를 핍박하거나 침범하는 듯, 거대한 놀이마당에서 물고기 가죽을 입은 사내처럼 조급하지도 않고 허둥지둥하지도 않으며 하늘을 좇아 즐거워한다.” 봄은 기다려도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와. 거기에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