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김은주님 選詩 겨울편지를 읽습니다
겨우살이 땅짐승과도 같은 목숨을 밝혀주는 곳에 돌아와
아무런 아픔도 없는 구멍이야 뻥뻥 뚫릴 뿐 즐거워하는 저를 보세요.
오늘도 저는 즐거웠습니다
겨울편지/송기원
오늘도 즐거웠습니다. 街燈의 불빛들이 턱 밑에까지 기어 오른 어둠을 향해 더 이상 눈 부릅뜨지 않기 위하여 온 밤을 깜박이고 있을 때 삼십 촉짜리 흐린 전등이 겨우살이 땅짐승과도 같은 목숨을 밝혀주는 곳에 돌아와 저는 즐거웠습니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자의 마음과 그러한 육체에는 소리 사나운 바람도 머물지 않고 밤이 깊어갑니다.
사랑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분한 사랑때문에 그대는 이 시대의 긴 겨울밤을 추워하는가요.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착한 체온을 빼앗기는가요.
웅웅 우는 바람이 저를 뚫고 지난들 차라리 구멍이야 뚫릴 뿐, 아무런 아픔도 없는 구멍이야 뻥뻥 뚫릴 뿐 즐거워하는 저를 보세요. 오늘도 즐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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