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 김용택
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 밤에
달빛을 밟으며
마을 밖으로 걸어나가 보았느냐
세상은 잠이 들고
지푸라기들만
찬 서리에 반짝이는
적막한 들판에
아득히 서 보았느냐
달빛 아래 산들은
빚진 아버지처럼
까맣게 앉아 있고
저 멀리 강물이 반짝인다
까만 산속
집들은 보이지 않고
담뱃불처럼
불빛만 깜박인다
하나 둘 꺼져가면
이 세상엔 달빛뿐인
가을 밤에
모든 걸 다 잃어버린
들판이
들판 가득 흐느껴
달빛으로 제 가슴을 적시는
우리나라 서러운 가을 들판을
너는 보았느냐
'별처럼 바람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것과의 이별 그리고 꺼져가는 존재에 대한 느낌-Gustav Mahler - Symphony No.9 in D-major - IV, (0) | 2020.11.07 |
---|---|
신비로와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 추억들 읽어 가고 있노라면 -곽재구/ Mother - Isla Grant (0) | 2020.11.06 |
불후의명곡 - 손승연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눈물의 헌정 무대.20151024 (0) | 2020.11.05 |
+ 불후의명곡 - 박기영, 오페라 명곡 소화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20151003 | ♬ (0) | 2020.11.05 |
무명가수의 꿈, 사후에 이루다.'노래하는 새' /에바 캐시디Eva Cassidy - Imagine (0) | 2020.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