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눈앞에 사진 한장이 달려든다.
저런 시절이 있기는 있었나 싶은데 사진이 거짓말 하겠나...
보이기에 좀 민망한 장면인데, 그때는 꽤 좋기는 좋아서 저런 포즈를 취했나보다.
하긴 그때 우리도 한창 콩꺼풀이 씌웠는지 같이있지 못해 몸살 앓았고,
그래서 매일만나 풀라톤과 다윈이 교과서에서 가르친대로 알콩달콩 행복하게 지냈다.
아무렴, 그땐 정말 만남에 목숨 걸었었지.
한세월 이편에서 그 빛바랜 사진 보면서 만남을 다시 생각한다.
만남을 하면서 달라졌던 시야와 시야에 들어오던 우리들의 세계를 떠올렸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연애소설'처럼 전에 느끼지 못했던 스펙트럼,
가령 '이른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작았었나,
여름날의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그래, 그렇게 만남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새로운 경이를 보게 했었다.
그리고 그 경이는 영원할거라고 굳게굳게 다짐했었는데....
콩꺼풀의 약효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지.
그냥 거두절미하면 콩꺼풀 벗은채로 오늘이다.
매일 공기가 있어야 숨쉬고, 밥이 있어야 목숨을 유지하듯 함께있어 기대서 여기까지 온것이다.
하긴 밥이 맛있어 매일 먹나...
뭐 영겁의 인연, 정해진 운명, 그렇게 요란할것 없다.
함께있어 좋으면 그것으로 됐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그리고 '이미 때는 늦었군..'
두마디만 하면 인생은 다 간다고 구스타프 풀로베르가 말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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