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봐. / 이토록 아름다운 "등대지기"

장전 2012. 12. 30. 09:57

 

 

눈이 수북히 쌓였다.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봐.

 

 

갈기를 휘날리며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눈밭을 지나 저 봄날까지.

갈데까지 가보자.

 

 

봄은 곧 온다

 

 

 

 

 

달리자!

길이 반항을 했다. 자동차 바퀴를 슬금슬금 밀어냈다. 차의 전자장치는 분주하게 길이 저를 밀어낸 만큼을 계산해 노면과의 마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주인님,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미끄러질 때마다 계기판에 브레이크 제어등이 반짝 거린다. 나는 비로소 이 유기체와 일체감을 느낀다. 이 쇳덩어리가 심장과 사고를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눈이 수북히 쌓였다. 우리 세상이다. 달려볼까. 갈데까지 가보자.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봐. 갈기를 휘날리며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박차고 달려나가자. 눈밭을 지나 저 봄날까지. 사랑스런 나의 백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