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연아의 신들린 ´오마주 투 코리아´ 연기가 끝나자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 연합뉴스 |
비록 정상탈환엔 실패했지만, ´아리랑´을 전 세계에 알리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곡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하는 것과 달리, 김연아(21·고려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의 우리가락 ‘아리랑’으로 환상적인 연기를 펼쳐 보였다. ´한국문화 브랜드´로 당당히 승부했다는 것만으로도 김연아는 또 다른 의미의 승리자였다.
김연아는 30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 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8.59점을 받아 총점 194.50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일본의 안도 미키(195.79점)에 불과 1.29점 차로 뒤져 아쉬움이 더욱 컸다. 안도는 지난 2007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서 우승한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올라 밴쿠버 올림픽 입상 실패의 부진(5위)을 씻고 김연아의 새로운 대항마로 떠올랐다.
김연아의 연기는 초반부터 전율을 선사했다. 쇼트에서 실패한 3-3 점프를 완벽히 성공한 후, 아름다운 아리랑 선율에 맞춰 풍부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아리랑 곡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안무가 인상적.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김연아만의 독창성이 묻어났다.
단발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순간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실수를 범했지만, 다행히 이후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잠깐 스핀과 점프에서 미세하게 흔들렸을 뿐, 다행히 강한 정신력과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무난한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의 신들린 ´오마주 투 코리아´ 연기가 끝나자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가산점은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전 세계는 이미 김연아의 연기와 한국 전통음악 ´아리랑´에 흠뻑 빠졌다. 특히 김연아의 열연을 빛낸 아리랑 선율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피겨 선수들은 배경음악 선택에서만큼은 좀처럼 모험을 걸지 않는다. 그러나 김연아는 세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전통가락을 선택했고, 너무나 훌륭한 연기로 한국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
김연아는 시상식 자리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년간 전 코치 브라이언 오서와의 계약만료와 이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팬들의 오해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데다, 누구보다도 많은 땀을 흘렸기에 감정의 진폭이 더욱 컸다.
그러나 김연아가 또 한 번 한국피겨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긴 공백과 부담감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김연아이기에 팬들은 흐뭇하기만 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동영상] 2011 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프리 김연아15/60
'별처럼 바람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꽃가지를 물려 놓고 / 박기섭 (0) | 2011.05.01 |
---|---|
[여적]사랑과 결혼 (0) | 2011.05.01 |
20년 만에 마이크 잡는 '국민 아나운서' 차인태 (0) | 2011.05.01 |
사마천 사기 <편작열전>의 6 가지 불치병 (0) | 2011.04.30 |
세상은 봄으로 들어설듯 말듯 망설이고/봄이오면...-김윤아 (0) | 2011.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