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Ballo De Orsi, act 1 scene 14, from La Calis

장전 2011. 1. 16. 06:21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빌, 이 큰 배는 낡아서 삐걱거리고 이리저리 흔들린다네. 그래서 구토가 날 때도 있지. 하지만 이 배는 목적지까지 잘 간다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걸세. 자네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말일세.”

미국의 기독작가인 필립 얀시는 자신의 책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IVP)의 모두에서 J F 파워스의 ‘푸르게 돋아난 밀’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다. 얀시는 자신이 왜 교회를 떠났는지, 그리고 왜 다시 교회로 돌아왔는지, 돌아온 교회에서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설명한다. 결국 교회에서 의미를 찾게 된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고백적으로 말한다.

얀시의 책 제목은 2011년을 사는 한국 크리스천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고민하며 통곡하는 이름 모를 신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고민 끝에 교회 회의론자가 되고, 결국 울타리를 떠나 교회 구경꾼이 되어 버리는 신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얀시의 책을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어떻게 그가 교회 회의론자에서 옹호론자로,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바뀌었는지가 나와 있다.

“여러 과정을 통해 바른 교회를 찾는 열쇠는 내 안에 있음을 배웠다. 내 시각이 관건이었다. 교회를 겨우 참고 견디던 내가 교회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도 바로 새로운 시각 덕분이다.”

얀시는 시각을 바꿨다. 고린도전서 묵상을 통해 교회란 하나님의 몸이며, 예배란 집 주인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교회는 가족이며 함께 살기 싫은 사람이 반드시 살고 있는 곳, 자신의 고통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교회는 하나님의 모험이요 도박이었다.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까지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됐다.

그는 고백한다. “교회의 흠 많은 인간들 속에서 나는 희망의 역설적 징후를 보게 되었다. 하나님이 투박한 질그릇인 우리 안에 살기로 결정한 것은 그분이 우리 인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지를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다.”

2011년, 한국교회라는 큰 배가 낡아서 삐걱거리고 흔들린다. 그러나 기억하자. 결국 그 배는 목적지까지 잘 갈 것이라는 사실을. 그 배에는 흠 많은 선원들과의 ‘위험한 도박’을 회피하지 않는 사랑의 선장이 계신다.

 

 

 sunset over inland sea.jpg 

 

 

 

 

                                   Ballo De Orsi, act 1 scene 14, from La Calisto

                                                     - Francesco Cavalli



이태형 i미션라이프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