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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사랑해서 사랑해서 / 남격밴드

장전 2010. 12. 2. 12:00

 

                                                                                    사랑해서 사랑해서 / 남격밴드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詩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 지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 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도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 통장도 벗어 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 받을 것도 없는
우리 삶
벌떼 잉잉거리는 벚꽃처럼
넉넉해지고 싱싱해짐을 알 것이다
그대 흐린 삶이 노래처럼 즐거워지길 원하거든
이미 벚꽃스친 바람이 노래가 된
벚꽃 그늘로 오렴

 

 

 

                 ****

 

초 겨울에 다가올 내년 봄을 생각합니다

또다시 가슴이 뜁니다

아 ! 황홀한 연상....

 

용서할 것도 용서 받을 것도 없는
비록 우리 삶일지라도....


 

그래, 내년 봄에는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