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을 끝에 모여 있다.
낙엽의 시제는 과거, 과거를 떨치지 못하고 우리는 낙엽더미에 더 많은 생각을 뿌린다.
바람 소리가 슬퍼지면
누군가 내 곁을 떠나갈 것이다.
우리가 살아 저 낙엽을 몇 번이나 밟을 것인가.
불현듯 '지상에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는 것은 어쩌면 서로를 지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잊혀짐은 얼마나 서러운가.
그래서 입동이 지났는데도 이렇듯 가을 속을 서성거리고 있다.
또 한 번의 비가 내리면 가을이 끝날지 모른다.
가을비는 땅보다 마음에 먼저 내린다.
마음속에도 낙엽이 쌓인다. 그
래서 가을에는 사람들 모두 곱다.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고운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는, 아니 전화를 거는 행복한 아침이었으면 좋겠다.
< 김택근 논설위원의 가을과 겨울 사이 중 일부 >
Aspri Mera Ke Ya Mas Agnes Balt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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