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엔가 가슴이 너무 막막하고
마른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들려
팬을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시를 몇편 썼다
이를 본 고교 후배의 권유로 시집을 내고
며칠간 부끄러워 얼굴을 못들고 다녔다
우연한 기회에등단을 하게 되고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
늙어서 이 무슨 해괴한 짓거리인가 싶었다
한번도 시인이라는 말도 못꺼내고
누가 알까 두려워하며 지냈다
대가들의 시를 읽으며 점점 더 주눅이 들었다
시 동인에서도 탈퇴햇다
동인지에 낼 시가 없었다
바쁘다고 둘러댔다
명함에 시인이라 적어 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바람이 불고
비가오고
또 한 해가 간다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Gloria ( RV 589 ) " Et in terra pax " - Vival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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