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이 세상을 떠날 때 두려워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장전 2021. 12. 5. 08:13
*죽음 연습
언제부터인가 죽음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죽음 연습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 아침, 집 뒤에 있는 대나무 숲 언덕에 잠깐 올랐다가 내려올 때 해가 뜨기 시작하는데 그 햇빛을 받으면서 눈을 감는다. 그렇게 눈을 감는다 해도 강렬한 햇빛 때문에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이 아니라 붉은 색에 가까운 주황색이 느껴진다. 동시에 따뜻한 햇볕이 온몸을 감싸면서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그 순간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도, 사랑도, 친구도, 심지어는 가족까지도.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따뜻한 에너지를 느끼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에너지에 스며들어가 마침내 하나가 된다. 그것은 영적인 경험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나에게 신성하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오늘도 해가 뜨기 전에 대나무 숲 언덕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찬란한 햇빛을 온몸에 받는다.
아침 공기는 차갑지만 따뜻한 햇살 덕분에 그렇게 춥지는 않다.
나는 그 햇살을 받으면서 살며시 눈을 감는다.
주위가 오렌지빛으로 변하면서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그 거대한 힘에게 기도한다.
 
“이 세상을 떠날 때 두려워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애초에 제가 왔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날까지 이 아름다운 세상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서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제 사랑하는 자손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집사람 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