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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한기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문집 나와

장전 2019. 3. 17. 02:59
고 이한기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문집 나와
2018년 11월 19일(월) 00:00





기당(箕堂) 이한기(李漢基·1917~1995) 박사는 우리나라 국제법학의 개척자다. 또한 시인 김광균·구상, 소설가정비석 등과 동인활동을 펼쳤던 문인이기도 했다. 저서 ‘한국의 영토’를 통해서는 독도뿐 아니라 간도까지 한국의 땅임을 국제법적으로 갈파해냈다.

최근 이한기 박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箕堂 李漢基 박사 탄신 100주년 기념문집’(문학공원·사진)이 발간됐다.

기당 탄신 100주년 기념문집 발간위원회가 펴낸 책에는 기당의 학문과 인생,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시절, 기당과 문학 등 다양한 글들이 수록돼 있다. 

기당은 1917년 담양군 창평면 장화리에서 태어났다. 일본 동경제국대학교 법률학과를 거쳐 이후 서울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법과대학장, 사법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서울법대에서 30년 간 국제법을 강의하면서 동량들을 길러냈고 붓으로 독도를 지켜냈다. 1987년 명동성당농성에서 6·10 항쟁으로 이어지는 격동기에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명동성당의 공권력 투입과 계엄령 선포를 단호히 반대해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선생님은 또한 학문을 통한 나라 사랑을 후학들에게 가르치면서 독도와 우리 바다를 지키는 일에도 진력하였으며 나라의 정치가 어지럽던 때에 몸소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직을 맡아 한국 민주화의 한 이정표인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불후의 공을 세우셨다.”(‘이상우 교수의 추모비문 중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문집 발간 기념사에서 “48일의 총리 재임 기간 전두환 정권은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하라든가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요구했지만 선생님은 그것을 듣지 않고 대화로 풀어내셨다”고 회고했다.

사학자 서중석 교수는 1987년 격변기에 온건파 이한기 총리의 행적을 평가하면서 “때로는 극우적인 수구정권 내의 온건파가 중대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책에는 이 박사의 가계에 대한 글도 언급돼 있다. 고조부 이최선, 증조부 이승학, 조부 이광수 3대가 모두 저명한 성리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의병활동을 펼쳤다. 증조부 이승학은 건국포장, 조부 이광수는 건국훈장 애족장에 선훈됐다. 또한 전남대 문리대 초대학장을 지낸 사학자 이혁 교수는 기당의 선친으로 지역 후학양성에 기여했다. 

기당의 차남 이종걸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부강한 국가만이 국민을 지킬 수 있다고 늘 말씀하시던 선친의 말씀이 떠오른다”며 기념문집 발간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