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자신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사내의 존중을 얻을 수 없어요. / + 피아노치는이정환/하울의움직이는성-인생의 회전목마

장전 2018. 9. 19. 08:21





- 권력을 손에 쥐고 탐하는 사내일수록 그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희생만으로 부족해요. 최선의 방법은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는 것이죠. 자신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사내의 존중을 얻을 수 없어요.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요. - 중국 드라마 <무미랑전기> 중에서.


추석 연휴 시작하면서 오늘 새벽까지,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출연한 <무미랑전기>를 보았다. 오래 전 가정문과 조문탁이 출연한 드라마(무미랑전기. 여황제 무측천, 또는 지존홍안으로 불림)를 재미있게 본 적 있어서 별 관심 없었는데 판빙빙의 실종 스캔들과 관련, 어떤 배우인가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자그마치 81편이나 되니 무미랑이 마침내 권력을 쥐고 어떤 통치를 했는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컸지만, 측천무후에 대해 남겨진 기록이 거의 없는데다 아무래도 젊고 아름다운 배우가 주연이다 보니 후궁으로 지내던 시절 이야기가 주류여서 나로서는 많이 아쉽게 느껴졌다.


드라마는 권력자란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아도 실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 그 허망한 것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배우 판빙빙과 드라마 속 무미랑이 수없이 교차되면서 권력자과 권력자의 여자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극히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실제 무미랑은 1300여년 전 살았던 여성이면서도 권력자의 여자라는 경계를 훌쩍 넘어 한때나마 세상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판빙빙을 비롯한 현대의 수많은 권력자의 여자들은 잠시 인기나 부를 누릴 뿐, 평생 숨어 살거나 결국은 낙엽처럼, 서리처럼 사라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몇해 전 인체의 신비전에서 직접 보았던, 피부를 홀딱 벗기고 배를 열어둔 채 전시된 임산부 표본이 당시 중국에서 권력을 다투던 보시라이의 내연녀 장웨이제라는 소문도 있는 걸 보면, 권력 투쟁의 잔혹함과 냉정함의 끝은 어디일까, 등골이 서늘해진다.


권력자 중에는 세상을 제대로 통치하고 싶어서 권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선의에서 시작했으나 능력이 안 되어서 폭군이 되는 자도 있으며, 단지 세상을 짓밟고 올라서서 권력을 휘두르는 재미에 빠져 권력을 탐하는 자도 있다. 


그리고 최근, 다른 권력자에게 자기 세력을 가져다 바치고 그 밑에 빌붙기 위해 권력을 탐하는 신종 권력 탐욕자 집단이 새로 출현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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