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 Recomposed by Max Richter - Vivaldi - The Four Seasons,

장전 2018. 8. 18. 15:52


한 오만년쯤 걸어왔다며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후닥닥 짐 싸 들고 큰 산 밑으로 가 아웅다웅 살테냐   
  소리 소문 없이 만난 빈 손의 인연으로  
  실개천 가에 뿌연 쌀뜨물 흘리며 남 몰라라 살테냐
 
 그렇게 살다 그 사람이 걸어왔다는 오만년이  
  오만년 세월을 지켜온 
  지구의 나무와 무덤과 이파리와 별과   
  짐승의 꼬리로도 다 가릴 수 없는 넓이와 기럭지라면 
  그때 문득 죄지은 생각으로   
  오만년을 거슬러 혼자 걸어갈 수 있겠느냐 
 
  아침에 눈뜨자마자 오만 개의 밥상을 차려   
  오만년을 노래 부르고  
  산 하나를 파내어 오만개의 돌로   
  집을 짓자 애교 부리면 
  오만년을 다 헤아려 빚을 갚겠느냐 
  미치지 않고는 배겨날 수 없는 봄날  
  마알간 얼굴을 들이밀면서 
  그늘지게 그늘지게 사랑하며 살자고   
  슬쩍슬쩍 건드려온다면 어쩔테냐 
  지친 오만년 끝에 몸 풀어 헤친   
  그 사람 인기척이 코앞인데 
  살겠느냐  
  말겠느냐

  인기척/이병률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호프가 DG120을 기념하는 내한 공연을 오는 9월 11일 

서울 롯데 콘서트홀에서 가질 예정입니다. 

특별히,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역시 이번 공연에 함께 합니다! 


 음악듣기: https://universalmusickorea.lnk.to/J03Fh
 내한 공연 예매: https://goo.gl/3Rzp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