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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울 여력도 없습니다. 인생이, 삶이, 마지막 소진되어감을 느낍니다. 어느 샐러리맨의 죽음 (일본 실화) / Ernest Chausson (1855 - 1899) P

장전 2016. 8. 22. 13:01










그는 오늘도 한결같은 시간에 집을나섭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햇듯이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수년동안 그가 가는 길은 언제나 사무실로 향하는 한 방향입니다

 

 

사무실은 몇 정거장을 가야합니다

말없이 창밖을 바라다 봅니다

수십년을 보아온 풍경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져 물끄러미 지나쳐가고 있습니다

 

 

그는 조그만 무역회사의 서기입니다

점심시간이면 모두 삼삼오오 짝를지어 외식을 나가지만

그는 집사람이 싸준 도시락으로

단무지와 약간의 콩자반이 전부인 그의 도시락은  언제나 초라합니다

그래도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불평 없이 오직 집사람과 자식만을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도시락을 엽니다

왠일인지 오늘은 달걀과 소시지가 들어있는 성찬입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도시락을 먹습니다

이제야 자기의 노력을 가족이 알아주는구나

눈물방울이 계속 도시락을 적십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과 감격입니다

  


같은 길을 돌아 집으로 오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더 열심히 가족을 위해서 살아야겠다고.

그리고 집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생각하면서..

집을 향하는 걸음이 빨라집니다

처음으로 그는 막연하게나마 행복이 어떤것인지를 어슴프레 느낍니다

  


아파트 문을 들어서자 집사람의 험악한 고성이 터져나옵니다

딸 아이는 울면서 아버지를 원망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도시락이 바뀐것입니다

아이는 점심시간에 창피해서 수업을 안하고 도중에 귀가했습니다

그리고 집 사람은 딸아이와 같이 남편이 귀가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진 욕설을 참고 견디어냅니다

집사람과 딸아이가 던지는.....

 


그는 이제 울 여력도 없습니다

인생이, 삶이, 마지막 소진되어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박봉에 능력없는 자신이  불쌍하고

집사람과 딸아이에게 자꾸만 미안해집니다

용서를 구하며 ...

 


다음날 아침 그는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도시락을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회사로 가는 반대방향의 지하철을 탑니다

  


생전 처음보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차창 밖으로는 그가 일생에 한번도 본적이 없는 거리가 펼쳐지기도 하고

가로수와 하늘까지도 어제와는 전혀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동승한 주변의 사람들도 어느 낮선 도시의 이방인들입니다

 


그는  한적한 종점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주위의 야산으로 천천히 올라갑니다

  


멀리 도시가 보이는 낮으막한 야산에서 그는 처음으로 슬픔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감정이 슬픔인줄 조차도 모릅니다

  

했살은 따스하고 바람도 향기로웠습니다

그는 어느 큰 나무아래 기대어 앉아 도시락을 엽니다

여니때와 같이 단무지와 콩자반뿐인...

그는 눈물을 흘리며 도시락을 먹습니다

도무지 집사람과 딸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를 않습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는 나무가지에 목을 맵니다

  

 마지막 인사를 아내와 딸아이에게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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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년전 읽었던 기사를 기억을 더듬으며 요약했습니다

당시 울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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