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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 병신. 밤늦은 시각 마을에서는 개 짓는 소리가 가깝다. / 추억의 샹송, 칸소네... (Chanson, Canzone and etc)

장전 2016. 6. 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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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욕으로 꿈꾸는 층집.
위악에  길들여져  구업만  더하는  막무가내  도를  넘겨버린 
술자리 같은  이다. 
 
 하나가 평생 직장인 만년 실업자.
이곳 저곳   콕콕 박아 재미 더할 기름먹은  종이  없어
나라말  사전 찢어 봉창 새로  집이다. 
 
지난 기억들도 능화   어지러운  무늬로 거들고, 
낭패한  얼굴  길가 있어도  감아  집이다 .
 
나날 살이 고단한 퇴근길 저녁, 어묵장수  오르는 
골목에 기대서  이마 찧는 저녁 노을 건너다 보며,
하릴없이 눈을 들어 세우고 허무는 .
 
우리 웃으며 떠들며 몰려다니지만, 
손등 꼬집어 보면 어느덧   없이  어차피 
거리   습한 구석에, 쿨럭쿨럭 노란 꽃을 허파 꽈리처  터뜨리며 
말라가고 있는,  그루 물푸레나무일 .
 
어느 때는 허물어진 집들이 난장을 펴고 있는,
지나 생애가 더욱 슬퍼 보이는 
사람의 ,
 
크고 작은 활자 사이에 엎드려 담뱃불을 이어 붙이며,  
이곳으로  
 찾아왔어. 
경우 없는  아내가  악다구니를 보탠다. 
등신, 병신. 밤늦은 시각  마을에서는  짓는 소리가 깝다.
 

눈감으면  마을은 이내 무덤이다. 
이가 듬성듬성  빠진 자리처럼 늘어서 있는 무덤, 
그래도  사이   따뜻한 길이 뻗어 있고,  길을 따라  멀리 
나아가면,   모르는 유행노래  자락도  어울리는 등성이에 이른다.
 
 곳에 나앉아 해바라기하며 술판을 벌이고 있는 몇몇 사람들을 새로 만난다. 
그들 얼굴이 밝다 어둡다.
전증으로 간단간단 떨리는 손을 숨기려 움츠리는 
어깨가 더욱  안쓰럽다. 
 
 사람들은 독주  즐기는지 잔이 작다. 
 
멍석 같이 질긴 목숨 목숨이었으면 ,
눈을 감았다  다시 멀리 본다. 
 
하늘 가장자리로는 
어느  저녁 것이었을 듯한 햇살이 뭉텅  무더기  어룽을 
만들고 있다. 
 
어느 마을, 어느 골짝, 조롱박 찬물 나눠 마시며,  날에 날을 더해 
꿈을 꾸는 이들이 모여, 
목숨 굽혔다 펴는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
 
   쪽에 좌판 깔고 앉아  꿈들을 사고 싶다. 
 
이문이  남지 않으면 그나마  
남은 살림을 거들 내, 
 골짝에 들어가  아예 사글세 들어 비비적 대고 싶다. 
 
함석집 새로 올리고 싶다 
 
   허물어지고   발걸음 끊긴 마을 
강아지풀  꼭지 뜯어 물고 휘파람 섞어가며, 
슬슬 잠자리 찾고 싶다 
 
집과  
그리고 무덤이  따뜻한



- 페친의 글을 요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