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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많이 걱정했다. 정원의 꽃들이 잘 자랄까? - 아침의 시_65 / 히사이시 조 - Summer (기쿠지로의 여름ost)

장전 2014. 7. 25. 07:51

아침의 시_65

 

나는 많이 걱정했다.
정원의 꽃들이 잘 자랄까?
강이 똑바른 방향으로 흐를까?...

지구가 우리가 배운 대로 돌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가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지?

내가 옳았을까?
내가 틀렸을까?
나는 용서받게 될까?
더 잘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노래할 수 있을까?
참새들조차 노래할 수 있는데, 나는
절망적이지 않나?

내 시력이 약해지는 중일까, 아니면
단지 상상일 뿐일까?
신경통이나 파상풍, 치매에 걸리는 게 아닐까?

마침내 나는 내가 걱정했던 것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음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걱정을 그만두고, 늙은 몸을 이끌고
아침 속으로 걸어 나갔다

 


- 메리 올리버 <나는 걱정했다> (류시화 옮김)

 

 

삶은 바꾸어야 할 많은 것들과 바꿀 수 없는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이 누구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걱정과 고민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걱정은 두려움의 다른 형태이다. 농부 시인 웬델 베리는 어느 글에선가 "논쟁하는 대신 새벽에 일어나 이슬에 젖은 산딸기를 따는 것이 낫다."라고 썼다. 이 시도 삶에서 근심과 기쁨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 것인지 이야기한다. 무의미한 고민보다 산책길에서의 발견이 더 소중함을.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의 '완벽한' 날들을 묘사한 산문집 <완벽한 날들>에서 메리 올리버는 쓴다. "몇 해 전, 이름 아침에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벗어나 환하게 쏟아지는 포근한 햇살 속으로 들어선 평범한 순간, 나는 돌연 발작적인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행복의 바다에 익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에 가까웠다. 나는 행복을 잡으려고 애쓰지 않았는데 행복이 거저 주어졌다. 시간이 사라진 듯했다."

 

그리고 말한다.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세상에 주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뉴욕 타임스가 설명한 대로 '단연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메리 올리버(1935- )는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28세에 첫 시집을 냈다.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아 예술가들의 고장으로 불리는 매사추세츠 주 북동부의 항구 도시 프로빈스타운에서 40년 넘게 생활하며 시를 써 왔다.

 

무엇인가를 주장하려 애쓰지 않고 자신이 관찰한 일상의 풍경에서 시를 꺼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녀의 주제는 자연이 주는 영감, 생의 경이로움이다. "숲, 연못, 햇빛으로 가득한 항구, 그것들은 세계 지도에서 작은 파란 점에 불과하지만 나에게는 모든 것의 상징이다."라고 그녀는 썼다.

 

 

작가는 글을 통해 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다.

etching_Nicholas Wils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