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한용
새벽 세시에 천둥치는 소릴 듣고
잠에서 깨어 창 밖을 본다
검은 바다와 흰 바람이 불빛에 일렁인다
저기 어디쯤
그리워했던 것들 모두 사라지고
버려야 할 것들만 어스름에 선명해진다
어떻게 흘러 여기까지 왔나
새벽공기가 신선하게 침엽수를 흔들고
새들이 지난밤의 기억을 물어다 풀숲에 심으면
강에선 물고기들이 그 씨앗을 훔쳐 달아난다
내가 선 곳이 이렇게 아플 줄이야
아침이 터올 때까지 창에 서서
꿈을 벗어 걸어놓고 밖을 본다
"거기, 누구지?"
'36.5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억하세요?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 임재범 _ 영화 통증 주제가 (0) | 2013.12.01 |
|---|---|
| [스크랩] 108배 (백 팔 참 회) (0) | 2013.11.29 |
| 눈오는 창밖에 첫사랑이 살짝 다녀갔을지도 모릅니다. / 생각나는 클래식 모음 (0) | 2013.11.27 |
| 하나님 그걸로 절 벌주시지는 않으시겠지요.? / 성탄절 캐롤송 모음 (0) | 2013.11.23 |
| 첫눈, 갑짜기 세상의 모두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 오갱끼데스까.? (0) | 2013.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