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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광스러운 하루가 열리고 있습니다 / Summer Rain - Ralf Bach

장전 2013. 6. 18. 10:04

 



 
 

 

하루가 스미듯이 내게 오는 것도 같고

 

부스스 유령처럼 일어난 내가 멈춰있던 내일로 다가가 오늘 몫의 하루를 받아드는 느낌 같기도 하다.

 

 

신이 있다는 증거는 시간이리라.

 

그 영원성을 절감하게 하는 반복이며 동시에 전체로서 생명의 전과정을 품어내는 암닭.

 

우주란 달걀을 품고 있는 시간의 암닭.
그 암닭에게 모이와 물을 주는 신의 미소처럼 젖은 하루가 시작된다.

 

 

 

내게 하루는 점점 무거운 어떤 것이 되어간다.

수수께끼 하나가 막 만들어 진다.

 쓰고 남은 것이 별로 없을 수록 무거워지는 것은?

 그것은 나이먹은 자가 방만하게 쓰고 남은 시간이다.

 

 

바가바드기타가 적힌 양피지의 한 귀퉁이에 적혀 있을지도.

 그도 나처럼 어느날 비온후 새벽 그것을 적었을까?

 

신은 그런 자들을 무한히 반복적으로 만들어 내는 이유가 뭘까?

 난 신의 무었을 위한 도구일까?

 

달걀처럼 정교한 우주의 핏톨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그가 무심코 던진 흙한줌에 속한 먼지같이 자유로운 것일까?

 

그렇다면 이 무거움은 또 뭐란 말인가?

그저 오늘도 나아갈 뿐이지만 그렇지만 이렇게 나아가기만 한다면
 
 
어느날 뚝 떨어질 그날
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한단 말인가.
 

 

 
 ***

 

 우성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어느날 뚝 떨어질 그날
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를 생각합니다.

 

우스광스러운 하루가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