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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고향 / 사랑에 빠졌어요_ I'm In love with you - Steve Forbert

장전 2012. 9. 27. 07:10

 

 

 

 

 

선산의 소나무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고추며 깨며 농작물도 성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추석 차례상에 올릴 감을 몇개 수확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사다리를 잡으시고 집 사람은 따고...

 

정겨운 풍경입니다

 

 

 

 

태풍에 쓰러진 감나무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완전히 죽지 않은 것은 감나무를 휘감고 있었던 칙넝쿨의 힘이였던 싶습니다

 

 

 

 

 

발목까지 뒤덮은 찬디와 풀들을 깍았습니다

하루 고생한 댓가로 20만원을 벌었습니다만

 

대나무 밭 올라가는 등성이와 앞 터전의 풀들은 엄두를 낼 수가 없어

그데로 두었습니다

 

거금 이만원을 투자해서 심은 옥수수며 고추며 감자 등은

주인이 없는 사이 홀로 열매를 맺었다가 거름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오직 호박 2덩이 건져왔습니다

아주 비싼 호박을 거실에 두고 오래오래 볼것입니다

 

 

 

심은 적이 없는 코스모스가 예뻐서 자르지 않고 그데로 두었습니다

 

 

 

 

어렵게 심은 허브는 2그루 살고 모두 저 세상으로...

꽃 잔디도 샤르비아도 모두....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거름을 주었습니다

장하다. 살아 남아주어서...

 

 

 

영서당의 달

 

 

 

 

 

 

 

고향길 / 신경림

 

 

아무도 찾지 않으려네

내 살던 집 툇마루에 앉으면

벽에는 아직도 쥐오줌 얼룩져 있으리

담 너머로 늙은 수유나뭇잎 날리거든

두레박으로 우물물 한 모금 떠 마시고

가위소리 요란한 엿장수 되어

고추잠자리 새빨간 노을길 서성이려네

감석 깔린 장길은 피하려네

내 좋아하던 고무신집 딸아이가

수틀 끼고 앉았던 가겟방도 피하려네

두엄더비 수북한 쇠전마당을

금줄기 찾는 허망한 금전꾼되어

초저녁 하얀 달 보며 거닐려네

장국밥으로 깊은 허기 채우고

읍내로 가는 버스에 오르려네

쫓기듯 도망치듯 살아온 이에게만

삶은 때로 애닯기만 하리

긴 능선 검은 하늘에 박힌 별 보며

길 잘못 든 나그네 되어 떠나려네

 

 

- 시집 『달넘세』(창작과비평사,1985)

 

 

 

 

 

Steve Forbert

                
I'm In love with you 
                        
-  사랑에 빠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