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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석주 시인 만나는 날 / 애인- 이동원. 최종혁 曲.

장전 2012. 3. 21. 12:44
 

 

 

 

 

 

 

 

어제 저녁 만찬을 겸한 장석주 시인의 시 낭송회에 참석. 전국에서 6-70여명이 참석한 대 성황.

 

시인의 한편 한편의 시는 그 시인의 일생을 표출한것

 

그러므로 때로는 시인도 자기가 쓴 시의 의미를 모를때가 많다.

 

해석하려 들지 말라.

 

그져 읽고 시인과 일체가 되어 전체의 의미에 공감하고 몸으로 느껴라.

 

너무 흔한 요즈음의 시인의 숲 속에서 시인다운 시인을 만난 행복했던 저녁이였다

 

 

 

 

        애인- 이동원. 최종혁 曲.

 

 

 

 

애인 -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하루 — 주역시편 202

 

  (. . .전략. . . .)

 
  물푸레나무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면
  하루는 우연과 서리들을 데려오겠지.
  어제는 누가 죽거나 태어나고
  몇 건의 차량 접촉사고가 일어나고
  하루는 버거워해도 한 해는 너끈하게 견뎌내는
  노모에게도 별 일이 없었다.
  삶은 한 점 눈물도 요구하지 않고
  세월은 나를 멀리 데려가지도 않았다.
  나는 횡격막 아래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는 독자다. 
  분노는 침묵의 슬하에서 자라는데,
  일요일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하루여, 내가 돌아다보면 너는 거기에 없고
   어제보다 하루 더 늙은 여자가
  난독증 소년을 데리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  장석주 시집 『오랫동안』 12~13 p (문예중앙,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