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만찬을 겸한 장석주 시인의 시 낭송회에 참석. 전국에서 6-70여명이 참석한 대 성황.
시인의 한편 한편의 시는 그 시인의 일생을 표출한것
그러므로 때로는 시인도 자기가 쓴 시의 의미를 모를때가 많다.
해석하려 들지 말라.
그져 읽고 시인과 일체가 되어 전체의 의미에 공감하고 몸으로 느껴라.
너무 흔한 요즈음의 시인의 숲 속에서 시인다운 시인을 만난 행복했던 저녁이였다
애인- 이동원. 최종혁 曲.
애인 -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하루 — 주역시편 202
(. . .전략. . . .)
물푸레나무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면 하루는 우연과 서리들을 데려오겠지. 어제는 누가 죽거나 태어나고 몇 건의 차량 접촉사고가 일어나고 하루는 버거워해도 한 해는 너끈하게 견뎌내는 노모에게도 별 일이 없었다. 삶은 한 점 눈물도 요구하지 않고 세월은 나를 멀리 데려가지도 않았다. 나는 횡격막 아래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는 독자다. 분노는 침묵의 슬하에서 자라는데, 일요일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하루여, 내가 돌아다보면 너는 거기에 없고 어제보다 하루 더 늙은 여자가 난독증 소년을 데리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 장석주 시집 『오랫동안』 12~13 p (문예중앙,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