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정말 산에 안올꺼야 ?
어느날 동진이의 전화다
"널 기다리는 친구들이 몇이 있는데....."
날 기다린다 ?
나를 보고싶어 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거고....
그렇다면 ?
문득 내 연구원 재직 시절이 떠오른다
연구원 맴버들의 산행을 인도해야만 하는 나로서는 산행 하는 날은 꿈자리도 사나웠다
한 번은 치악산 칼날 바위를 술수에 속아서 따라나섰다가 그만 선두와 40여분을 뒤쳐지는 바람에..
그것도 나를 위해서 국립공원공단 직원 2명이 나를 부축해주기 위하여 차출돼었는 데도
결국은 특별 기동차로 모심을 당하는 은혜를(?) 입었다
그뒤로 나는 연구원에 "만고강산"팀을 구성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대게 75세 정도의 원로들이셨는데
가는데 까지 가다가 한 명이라도 "쉬자"하시면 모두 그데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선두팀이 되돌아 올때 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도 문제가 있었다
산행의 루트가 올라간 길을 되돌아 내려오면 좋은데 넘어가버리면 속수 무책이였다
결국 "만고강산"팀은 해체되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고 궁리하던 중 한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나보다도 엄청 못 걷는 동료를 한 명 꼬드겨서 동행하는 방법이였다
나는 항상 그 친구 곁을 여유있게 지키며 연구원 사무총장 직분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었다
누구나 나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기가 막힌 묘수 중의 묘수 였었다
"봐라 !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다"
얼머전 보다 못한 동진이가 나를 위한 산행을 준비했다
승관이, 민철이, 복연이 동진이와 그리고 나 모두 5명이 모였다
군대 졸병 한 명 훈련시키려고 장성 4명이 모인 꼴이 되었다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다
어린이 대공원 입구에서 올라가다가 왼쪽 산 등성이로 올라간것 같다
가다 보면 무슨 폭포가 나오고 그 폭포를 넘어간다고 했다
모두가 우려하는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죽자사자 폭포 아래까지 올라갔다
이미 온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되었는데 나머지 4명은 이마에 땀방울이 하나도 없다
그때 속으로 생각했다
"이 귀신 같은 놈들은 친구도 아니다"
폭포아래서 잠시 숨을 돌리며 동진이가 물었다
"넘어갈래 아니면 옆길로 빠질래 ?"
"넘어가면 얼마나 힘이드는데 ?
"다 왔다. 임마 엄살떨지 마라 조금만 가면 정상이다 - 승관, 민철
"어! 그게 아닌데 ....복연
드디어 동진이가 있는 그데로 알려준다
"지금 올라온것 만큼만 더 올라가면된다
"메야 ? 이런 이런, 옆길로 빠지자" 하산이다
곁에서 누군가 투덜거린다. (누군지는 나는 알고 있다)
"야 임마 ! 뭘 올라왔다고 하산이야 "
당시 내 몸무게는 96kg
그 뒤로 그 친구들, 다시는 날더러 산에 가자는 이야기가 없다
몽마르트 공원은 아름다웠다
그래 동진이가 엎고서라도 자기가 책임진다고 했으니 어디 한 번 다시 따라가볼까 ?
천천히 길 따라 걷는데 뒤에오는 아줌마들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올 가을은 좋은 사람 만나고 싶어"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새로운 가을이 열리는 순간이였다
Orphee aux enfers Overture
- 지옥의 오르페우스 中 "하늘아래 두 영혼"
지옥의 오르페우스 中 "하늘아래 두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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