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
갑짜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우연히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독일 체류시 가족과 여행중에 루체른 호수를 지나며 찍었던 사진같습니다
이어서 햇세가 말년을 보냈다는 레만 호수에 대한 기억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이제는 지난 모든 일들이 단편적으로만 기억되는 노년의 삶
뜻없이 모윤숙씨의
"레만 호수가에서 울었노라"가
형체도 없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스위스에 오면서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말년에 스위스의 레만 호수에서 지냈다는 헤르만 헷세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니 헷세의 <9월>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9월의 마지막 날에
인터넷 검색으로 헷세의 詩를 올립니다.
素 夏
<9월>
뜰이 슬퍼하고 있다.
비가 꽃 속으로 시원스레 빠져 들어간다
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친다
잎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굴러 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로한 웃음을 띤다
여름은 지금 잠시동안
장미꽃과 더불어 잠들고 싶어한다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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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코모가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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