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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 가을, 그리움으로 피는 . .

장전 2011. 10. 6. 09:03

 

 

 

 

 

 

 

 

강변의 억새들은 머리칼 끝부터 갈빛으로 투명하게 바래기 시작한다.

연약한 풀포기들은 일제히 바람이 부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존재의 사소함이 애잔하다.

 

작은 것들은 스스로 무리를 지어 아름다워지는구나.

강변의 벚나무 잎들은 마지막으로 불타오를 색깔들을 응축한 채 절정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 풀과 이파리들이 어쩌면 이렇게 되뇌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