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의 억새들은 머리칼 끝부터 갈빛으로 투명하게 바래기 시작한다.
연약한 풀포기들은 일제히 바람이 부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존재의 사소함이 애잔하다.
작은 것들은 스스로 무리를 지어 아름다워지는구나.
강변의 벚나무 잎들은 마지막으로 불타오를 색깔들을 응축한 채 절정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 풀과 이파리들이 어쩌면 이렇게 되뇌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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