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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 ERNA BERGER - SOLVEIGS SONG

장전 2011. 9. 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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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삶과 죽음은 공존하며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순서에 불과한 것일까?
요즈음 들어 부쩍 문상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는데
자식을 앞세운 친구 자식의 문상은 꺼림칙하기 말할 수 없었다.

 
문상을 가 구석진 자리에 앉아
술한잔 하다가 울컥하고야 만다.
피끓는 청춘은 지고 말았는데
상 한가득 허기진 젊음이 보여 또 울컥한다.


뜨거운 소주 한잔과 안주거리가 입안에서 흩어지고,
채 씹지도 못하고 삼키지만 뱃속에서 한참동안 뜨겁다.


꽃잎이 떨어지는 건 바람의 심술 때문이 아니다.
져야 할 때를 알고 지는게 꽃의 숙명이니,
바람은 꽃이 혼자 떨어지는 수고를 덜어주었을 뿐이다


피어날 때를 기다려 꽃망울을 터뜨리고
질 때를 가늠해 지는 꽃이니
어찌 그걸 바람 탓으로 돌리랴...


바람은 불어야 할 때 불고 잠잠해야 할 때 잠잠하다.
세상 만물은 천지의 시각과 그 본성으로 움직인다.
그게 자연의 순리다.


물과 같이 흐르는 순리는
어디 한 군데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더라고 했던 시인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그래도 살아남은 사람은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지난날의 슬픈 눈물은 잊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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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A BERGER / SOLVEIGS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