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서울신문 함혜리 논설위원의 "여행 기념품"을 읽었다
그렇지 않아도 살면서 여행할 때 마다 종종 있었던 일이였으므로 읽으면서 내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내 서재에 앉아서 뒤돌아 보면 장식장에는 여러가지 기념품들이 쌓여있다
나는 그 장식품들을 여직 한번도 꺼내서 드려다본 적이 없다
그것들은 마치 내가 갓 태여낫을 때 부터 그자리에 잇었던 것처럼
의연한 자세로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우선 파리에서 산 에펠탐 모형, 제법 크고 정교한,이 있다
그 옆에는 스위스 몽블랑 ,등정이 시작는, 산 아레에 위치한 샤모니에서 산 주걱 모양의 도자기가 있고
나이지리아 해변에서 산 부적같은 조각도 있다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사서 모은 가지각색의 모형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주로 이태리에서 사서 모은 향수 미니에츄어들
독일 마트에서 샀던 작은 술병들
동남아 여행중에 샀던 은으로 만든 각종 악기들 등등
이런것들은 지금 어느 함지박 속에서 그데로 잠들어 있을 것이다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때로는 나도 같은 생각을 한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것들을 샀을까 ?
집 사람 말데로 이런 푼돈을 차라리 모았더라면 더 유익한 곳에 쓸 수 있지 않았었을까?
그러나 지금도 가끔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가지각색의
맥주잔 밑바침과
재떨이들이
생각치 못했던 기쁨을 안겨 주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져왔거나 주인 몰래.....
이중에서도 특히나 남성 모자, 쇼에서 남성들이 흔히 쓰고 나오는 모자로 이름은 잘 모르겠슴,를 보면
그때의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느날 서울에서 손님이 오셨다
해외지사로서는 업무상 매우 중요한 손님이였기에 불란서 파리까지 동행을 하게되었다
저녁 시간에는 업무가 없어서 무료하던차에 우리는 "무랑루즈 쇼"를 보기로 했다
그 당시 나는 담배가 골초였기 때문에 앉자 마자 재떨이 부터 찾았다
가져온 재털이가 너무도 탐이났다
나는 담배재를 터는척 하면서 탁자 밑에 가방을 열고 그리로 떨어트렸다
성공이였다
흐뭇한 마음으로 맥주를 시키고 디너를 즐기고 있는데
클럽 매니저가 무었을 들고 나를 찾아왔다
들고 온것은 새 재떨이 3개였다
"손님 기왕이면 새것을 드리겠습니다'
어떤때는 어쩔 수 없이 돈을 지불할 수 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다
독일의 10월 뮨핸의 맥주축재
특히나 어둠이 깔리면 온 도시가 조용한 흥분으로 시작해서 갈수록 거의 광란의 수준으로 떠들석 해진다
그러나 결코 질서를 잃지 않은 흥겨움 , 삶의 축복, 춤과 노래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또는 같이 동행한 패거리들 끼리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알지못하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나누는 진정한 축제의 현장
나도 그 속에 끼어서 맥주를 시켰다
뚱보 아줌마가 1000cc 맥주잔을 한 손에 5개씩 10개를 들고 와서 1개를 내려놓고 옆자리로 가는 모습은
참으로 경의로웠다
맥주를 3잔째 비우고 새로 1잔을 추가하려고 웨이터를 부르는데 문득 옆자리 손님의 맥주잔이 눈에 들어왔다
축제 기념 로고가 쓰여진 맥주잔이였다
또 흑심이 발동을 했지만 이번에는 작은 재떨이나 병 밭침 이런 작은 물건이 아니라 500cc 짜리의 큰 맥주잔이였다
결심을 단단히 하고 발밑으로 가방을 가져다가 지퍼를 열었다
주위를 돌아다 보니 모두 책상을 두들기고 어깨동무하고 노래를 부르느라고 정신들이 없어 보였다
눈치를 보며 혹시 깨질까봐 발끝으로 가방 밑을 바치고
밀었다
크와! 성공이다
나는 내친김에 맥주를 한 잔 더 시키기로 했다 (당시 내 주량은 흔히 5000cc가 넘었다)
이제 그만 가야지하고 일어서서 계산대로 갔다
나온 빌이 에상보다 너무 많았다
아뿔사!
맥주잔 값 DM36.50이 추가 되어 있었다
****
그러나 아무리 싸고 하챦은 기념품 하나라도
어찌 금액만 가지고 비교할 수 있겠는가
세월이 가면 이리도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인 것을.....
[길섶에서] 여행 기념품/함혜리 논설위원
서울신문 | 입력 2010.10.11 02:48
[서울신문]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기념품을 사는 것이다. 들고 가는 것이 좀 부담이 되지만 좋은 추억거리가 되겠지 하는 생각에 지갑을 열곤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집에 와서 풀어보면 없어도 될 허섭스레기들이다. 집안 구석 어딘가에서 먼지만 뒤집어쓴 채 뒹굴고 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결심한다. 다음엔 기념품 같은 것은 사지 않겠다고. 앞으로 테마를 정해서 값어치 있는 것들, 정말 기념이 될 물건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여행지에 가선 그런 결심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또 산다. 보내지도 않을 그림엽서, 읽지도 않을 유적지 설명서, 입지도 않을 티셔츠, 펴 보지도 않을 대형 포스터, 쓰지도 않을 공예품 등.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몇 가지 건졌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로 만든 2011년 달력, 천사 그림이 인쇄된 마우스 패드, 종이 색깔이 화사한 미니수첩, 동물 캐릭터가 들어간 연필깎이, 벽시계 등.쓸모 있는 것들이 꽤 있다. 많이 발전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그래서 결심한다. 다음엔 기념품 같은 것은 사지 않겠다고. 앞으로 테마를 정해서 값어치 있는 것들, 정말 기념이 될 물건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여행지에 가선 그런 결심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또 산다. 보내지도 않을 그림엽서, 읽지도 않을 유적지 설명서, 입지도 않을 티셔츠, 펴 보지도 않을 대형 포스터, 쓰지도 않을 공예품 등.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몇 가지 건졌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로 만든 2011년 달력, 천사 그림이 인쇄된 마우스 패드, 종이 색깔이 화사한 미니수첩, 동물 캐릭터가 들어간 연필깎이, 벽시계 등.쓸모 있는 것들이 꽤 있다. 많이 발전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가을 향기와 함께 하는 사랑의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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