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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보석 플랑크톤의 세계

장전 2009. 1. 14. 09:18

 

 

바다의 보석

우리는 오늘도 플랑크톤 덕분에 살아있다. 물론 우리가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모든 수생동물의 영양분은 결국 플랑크톤에서 출발한 것이다. 단세포 생물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포도당을 합성하는 1차 생산자다. 식물처럼 엽록소가 있어서 광합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광합성 산물은 물속 생태계 에너지 순환의 기본물질이다. 식물성플랑크톤은 동물성플랑크톤을 비롯한 많은 수생생물의 기본적인 먹이로서 작용하고 심지어 고래에게는 가장 중요한 식량이기도 하다. 우리가 숨쉬는 산소 역시 식물성플랑크톤에서 나온 것이다.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산소 가운데 육상의 숲과 해조류가 생산하는 산소는 3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70퍼센트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산한 것이다. 게다가 플랑크톤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해양 규조류인 플레우로시그마(Pleurosigma)이다. 이 사진을 촬영한 마이클 스트링어는 안과의사이면서도, 60년 이상 규조류를 연구해온 영국의 대표적인 규조류 수집가다. 그는 이 사진에서 규조류의 특징인 대칭성과 정교한 무늬를 보여주는 대신, 현대적인 사진기법을 동원하여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창조하였다.  2008년 니콘 스몰 월드 사진전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이다. [사진_Michael Stringer]

 


이 아름다운 생물들은 크게 식물로 분류된다. 약 1만 6천 종이나 되는 규조식물문 가운데 물 위에 떠서 사는 조류(藻類)로 규조류(珪藻類, diatom)라고 한다. 한때는 ‘돌말’이라도 불렸다. 규조류는 껍질의 무늬가 복잡하고 정교해서 현미경의 해상력의 시험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생물은 대칭적일 때 특히 아름답다. 그래서 규조류를 바다의 보석이라고 부른다.

[사진_Jose Almodovar]

 


식물에 속하는 조류(藻類)는 광합성에 필요한 엽록소에 따라서 크게 홍조류(엽록소 a와 d)와 갈조류(엽록소 a와 c) 그리고 녹조류(엽록소 a와 b)로 나뉜다. 녹조류와 달리 홍조류와 갈조류는 오직 바다에서만 자란다. 사진에서 부챗살 모양의 것은 규조류이며 그 앞의 붉은 사슬 모양이 홍조류(붉은말)다. 엽록소가 붉은 색소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_Wim van Egmond]


 

 


반달모양의 반달말(Closterium)이 보인다. 기다란 막대모양은 해캄(Spirogyra)이다. 그리고 작은 규조류가 보인다. 반달말과 해캄은 녹조식물 가운데 접합조류에 속하는데, 엽록체가 크고 리본, 판, 별, 코일 모양 등으로 특징적인 모습이다. 접합조류라는 이름은 배우자가 이동하여 접합해서 생식한다는 뜻이다. 약간 오염된 담수에서 쉽게 관찰된다.
[사진_Charles Krebs]


 

 


반달말(Closterium)은 사실 반달보다는 초승달 모양에 훨씬 가깝다. 양끝이 뾰족하고 가운데가 불룩하며 활처럼 휘어있다. 좌우대칭이고 몸의 한 가운데 한 개의 핵이 있다. 분열법으로 생식할 때는 가운데가 나뉜 후, 존재하지 않던 부분이 새로 만들어진다. 또한 유성생식 할 때는 체세포끼리 접합하여 접합자를 만든 후 감수분열 한다. 우리나라에 20여 종이 산다.
[사진_Michael Gibson]

 



해캄(Spirogyra)은 짙은 녹색이며 세포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막대나 머리카락 모양으로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코일 모양으로 꼬인 물체는 엽록체다. 물의 온도가 높은 계절에 번성하는 해캄은 고인 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논에 해캄이 많으면 벼가 잘 자라지 못하며, 연못이나 양어장의 해캄은 물고기의 운동을 방해한다. 황산구리, 표백제, 생석회 등으로 제거한다.
[사진_ Petr Znachor]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좇는 인간의 눈동자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규조류강의 한 속인 악티노시클루스(Actinocyclus)를 찍은 것이다. actino는 ‘광선’이란 뜻이며 cyclus는 ‘방사선 형태의 둥근’이란 뜻이다. 이 식물성 플랑크톤은 조개류 치패(稚貝, 어린조개)의 먹이 생물 역할을 한다. 악티노시클루스의 실제 모습은, 가시가 떨어진 성게 껍질과 비슷하게 생겼다.
[사진_Arlene Wechezak]

 


식물의 가장 큰 특징이 광합성이라면, 동물의 가장 큰 특징은 운동성이다. 마디마다 달린 다리로 이동하는 맵시검물벼룩(Calanoid copepods)은 담수의 밑바닥에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절지동물 갑각류에 속하는 요각류의 일종이다. 해수와 담수에 사는 요각류는 길이가 보통 0.5~2mm 정도다. 사진이 푸른 이유는 자외선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_Matthew Cook]

 


 

 


발생반복설을 주장한 생물학자 헤켈(1834-1919)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단세포 원생동물인 방산충(放散蟲, Radiolarian)에 매혹되어 수없이 많은 그림을 남겼다. 작지만 매우 복잡하고 아름다운 구형대칭의 외골격에 반했기 때문이다. 외골격에 뚫린 구멍으로 위족(pseudopodia)이 나오며, 출아-이분법 등의 무성생식을 한다. 사진은 화석이 된 방산충으로 방사대칭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살아 있는 방산충은 방사대칭이다.
[사진_Wim van Egmond]


 

 


다양한 규조류를 조화롭게 배열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 아름다운 규조류가 퇴적되면 규조토가 된다. 규조토(diatomite)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영문철자에서 알 수 있듯이, 규조토는 1860년대 이래로 다이너마이트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다. 규조토는 2000년 전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가벼운 건축자재였으며, 현재는 여과재, 충진재, 흡착재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사진_Matthias Bur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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