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은 사회적 책임이라는데 불행은 왜 각자 몫인가. 제프리 삭스에게, 아니 세상 무게는 혼자 짊어진 척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들이 말하는 '빈곤의 종말'은 언제 오는가.
이원훈 빈곤은 사회적 책임이라는데 불행은 왜 각자 몫인가 시카고 거리는 텅 비었지만, 갈곳없는 가난은 여전히 도시에 웅크리고 있다. 지하도, 버스정류장, 공원 파빌리온, 오가는 트램 속에서 고단한 인생들이 비를 피한다. 레익쇼어길 굴다리에는 노숙자 천막이 들어 찼다. 텐트 속에선 가래가 끓고, 지린내 풍기는 시멘트 벽에는 우울과 절망이 그을음처럼 덧칠돼 있다. 어? 그 화려한 미시간 애비뉴가 저기 지척인데 지옥이 이리 가까웠나? 그렇다. 누가 뭐래도 가난은 우리 곁에 있다. 그런데 가난은 감당하는 자에게 실제상황 이지만, 타인에게는 추상명사로 분류된다. 나만 아니면 되기 때문이다. 위정자는 가난을 구제한다고 하지만 구제된 가난은 없다. 수많은 경제학과 정책이 동원되는데 그 공자말씀들의 합은 "풍랑 잦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