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흔적들 704

빈곤은 사회적 책임이라는데 불행은 왜 각자 몫인가. 제프리 삭스에게, 아니 세상 무게는 혼자 짊어진 척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들이 말하는 '빈곤의 종말'은 언제 오는가.

이원훈 빈곤은 사회적 책임이라는데 불행은 왜 각자 몫인가 시카고 거리는 텅 비었지만, 갈곳없는 가난은 여전히 도시에 웅크리고 있다. 지하도, 버스정류장, 공원 파빌리온, 오가는 트램 속에서 고단한 인생들이 비를 피한다. 레익쇼어길 굴다리에는 노숙자 천막이 들어 찼다. 텐트 속에선 가래가 끓고, 지린내 풍기는 시멘트 벽에는 우울과 절망이 그을음처럼 덧칠돼 있다. 어? 그 화려한 미시간 애비뉴가 저기 지척인데 지옥이 이리 가까웠나? 그렇다. 누가 뭐래도 가난은 우리 곁에 있다. 그런데 가난은 감당하는 자에게 실제상황 이지만, 타인에게는 추상명사로 분류된다. 나만 아니면 되기 때문이다. 위정자는 가난을 구제한다고 하지만 구제된 가난은 없다. 수많은 경제학과 정책이 동원되는데 그 공자말씀들의 합은 "풍랑 잦아들..

책 제목이 매우 도발적이다. 독자들 입장에서 호불호가 명확히 가려질 책이다/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재벌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책 제목이 매우 도발적이다. 독자들 입장에서 호불호가 명확히 가려질 책이다. 저자는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우리 사회에서 ‘반(反) 기업’ 이슈에 대해 누구보다 강하게 목소리를 내 온 학자다. 이 책은 저자가 기업 관련 이슈에 대해 쓴 최초의 일반 서적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이전의 진보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반 재벌, 반 기업’ 정책을 몰아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재벌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우리 민족의 신화이자 신앙이 되었다고 개탄한다. 저자는 “개혁의 대상이 정부인지 기업인지를 더 진지하게 근본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권력과 정부 관료주의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업이나 시장의 실패보다 정부의 실패가 더 엄중하기 때문이다.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일반의 확인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