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바람처럼

보들레르, '취하라'(<파리의 우울>)/장혜진 X 윤민수 - 술이 문제야 / 가사

장전 2021. 1. 10. 08:18

보들레르, '취하라'(<파리의 우울>)

 

늘 취해 있어야 한다.

핵심은 오직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짓눌러 그대를

한껏 움츠리게 하는

시간의 벅찬 짐을 벗어 버리려면,

언제나 취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에?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개울의 푸른 풀 위에서나,

당신의 방 음울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가 덜어졌거나 이미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스쳐 가는 모든 존재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몇 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주겠지.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궁색한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늘상 취해 있으라!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땅을 향해 그대 몸을 구부러뜨리는 저 시간의 무서운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쉴새없이 취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무엇에나 그대 좋을 대로. 아무튼 취하라.

그리하여 때때로, 궁전의 섬돌 위에서, 도랑의 푸른 풀 위에서, 그대의 방의 침울한 고독 속에서, 그대 깨어 일어나, 취기가 벌써 줄어들거나 사라지거든, 물어보라, 바람에, 물결에, 별에, 새에, 시계에, 달아나는 모든 것에, 울부짖는 모든 것에, 흘러가는 모든 것에, 노래하는 모든 것에, 말하는 모든 것에, 물어보라, 지금이 몇시인지.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그대에게 대답하리라. "지금은 취할 시간!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끊임없이 취하라!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그대 좋을 대로.

 

장혜진, 윤민수(바이브) - 술이 문제야 Official 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