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바람은 대나무 숲을 흔들고 스치며 소리를 내지르고 있습니다.
저는 저무는 저녁을 우두커니 서서
이 소리를 들으며
무슨 말이라도 해야된다고 생각을 했지만
진정으로 마음으로 부터 우러러 나오는 말을
할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잠겨 그냥 멍청하게 서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다가오는,
어쩌면 남의 삶을 살아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
마르셀 아를랑이 <고향땅> 바를렌느를 떠나있던 시절이
존재의 말소였을 것이라는 절박감처럼
"제가 지금 사는 삶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삭제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
나이 들어가면서 너무 쉽게 봄이 오고 또 눈이 내립니다
이제는 계절이 고뇌하며
모습을 바꾸어 가는 통증을 몸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큰 아픔입니다
고향 선산에 기대여 느끼는 통증입니다
나이가 점점 깊어지면서...
어서 빨리 겨울이 다시 왔으면 좋겠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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