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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그때 네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던 37도 2부의 숨결들 /손승연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신해철에 드리는 눈물의 헌정 무대

장전 2015. 10. 26. 10:18

 

 

 

 

  

 

조금은 어두운 대낮
전기 플러그를 꽂으면 달이 뜨네
정지된 풍경들 속에서 색소폰 소리가 나네 

 
아, 난 어지러워
무너진 언덕 너머에는
출렁이는 네 어깨와도 같은
신열의 바다가 있네
어디라도 가려하지 않는
바람과 배 한 척 있네 

 

베티,

내 푸른 현기증과
공터의 육체 위에
너의 보라색 입술을 칠해 줘

베티 기억하고 있니
내 어깨 위에 걸려 있던 너의 다리
그 아래로만 흐르던 물결,
물결 속의 달

 


바람불어,
경사진 사랑의 저 너머에서
함께 출렁거리던
깊고도 위험했던 나날들

기억해?
그때 네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던
37도 2부의 숨결들 
전기 플러그를 꽂으면 달이 뜨네

 


조금은 어두운 대낮,
막판의 희망이
게으른 새들처럼
엎드려서 울고 있는..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
인생이란 그런거야..우린 그 속에 있는거야"

 

 

출처: 영화  배티 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