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것, 배운 것, 알려준 것을 잘 써먹었다.
경청만 잘해도 공감만 잘해도 스승과 멘토와 선배가 다 알려줬다.
착하고 눈치 빠르고 요령 있게 굴면 됐다.
그러니까 나는 진짜 나의 것을 잉태하고 낳고 길러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이다.
잘 베꼈고 그대로 모방했고 겨우 변용했을 뿐이다.
늘 표준과 논증과 다수결 속에 갇혀서 정해진 답을 외워서 편하게 '따르는 자'로 잘 살았다.
그런데 아니다. 숨이 막혀서 한없이 초라해져서 점점 내가 없어져서 이제 나는 나에게 물어야겠다.
너는 무엇으로 지속가능한가?
모든 경계는 모호하고 두렵다.
어느 편도 아니고 어떤 정해진 답도 없어서 불안하고 공포스럽다.
플룻 - 존 해킷
기타 - 스티브 해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