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흔적들

사랑보다 깊은 상처, 그 이후…

장전 2010. 1. 21. 08:43

 

 

이별 이후 상심의 바다를 떠돌 당신을 위한 조언
사랑보다 깊은 상처, 그 이후…

 

 

사랑했던 사람을 잊으려면 사랑했던 만큼 아파봐야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사랑했던 만큼만….

가슴이 아파 힘들어하는 당신을 위한 슬픔활용백서.

 

 

 


그녀가 떠났다. 별다른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아닌 것 같다”라는한 마디뿐이었다. 여전히 내 몸 곳곳에는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말이다. 그녀의 기억을 지면에 옮겨놓는 게 적절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나 스스로 위로가 될까 해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첫 만남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콩깍지가 언제 벗겨질까?” 그녀가 여러 번 물어볼 때마다 “걱정마, 콩깍지가 아니라 너만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거니까”라고 대답했었다. 그만큼 ‘이 사람이 내 여자구나’ 확신했는데 말이다. 그녀와 나는 모든 면에서 잘 맞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여자 친구’로 소개시켜준다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몇 번 되지 않던 그녀와의 잠자리는 ‘이런 섹스를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누군가 말했던 “사랑의 완성은 섹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식상한 유행가 가사 같지만 그녀를 위해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그녀를 통해서만이 온전한 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랬던 그녀가 이젠 더 이상 내 옆에 없다.

사랑의 세 가지 축, 욕망・매력・애정
지난 수십 년간 진화심리학자들과 신경학자들 그리고 약학조사학자들은 남녀간의 사랑과 헤어짐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내놓았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랑의 힘은 위대하지만 헤어짐의 힘은 더 대단하다는 것이다. 헤어진 후에 뇌와 신체가 겪는 충격이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과 맞먹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지난 두 달 안에 여자에게 차인 남자 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실험 대상의 40%는 의학적으로 우울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보였다. 12%는 당장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연인이었던 남녀가 헤어져 남남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슬픈 일 중에서도 가장 고통이 큰 축에 속한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심하게는 그 고통이 부모가 아이를 잃었을 때 느끼는 비통한 심정과 비슷하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오랜 기간 만남을 가졌던 연인의 경우에는 특히 내가 속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가 받는 충격은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또 이별 후에 오는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충격뿐만 아니라 ‘상심증후군’이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다양한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은 남성의 경우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는 가능성이 여성보다 3~4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실연당한 남자들의 십중팔구는 술에 의존해 아픈 마음을 달래려고 하지만 남는 것은 망가져가는 몸과 마음 그리고 쌓여 있는 카드명세서뿐이다. 이별이 뭐길래 남자의 가슴을 이리도 찢어놓는지 알기 위해 먼저 ‘우리가 이별 후에 잃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자.

사랑은 오직 사랑이라는 본연의 감정만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그 속에 다양한 감정이 존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이론을 만들어 내기를 좋아하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랑에는 중요한 세 가지 축이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세 기둥이 우리의 머릿속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조종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첫번째 요소는 상대방과의 성적 결합을 원하게 만드는 ‘욕망’이다.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구성요소는 ‘매력’이다. 앞서 설명한 욕망이 불특정 다수에 대해서라면 매력은 특정 소수에 대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바로 이 여자야’라는 감정이 드는 것이 바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미국 아인슈타인 의대의 루시 브라운 교수는 불같은 사랑에 빠진 여자의 뇌를 영상 촬영한 결과 ‘쾌락의 중추’라 불리는 복측피개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밝혀냈다. 복측피개영역의 세포는 우리가 음식, 물, 섹스, 사랑 등을 원하게 만드는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한다. “도파민은 우리가 무언가를 원하게 만듦으로써 계속 생존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브라운 교수의 설명이다.

마지막 세번째 축은 ‘애정’으로 사랑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여크스 영장류 리서치 센터의 토드 언 박사는 남녀간의 사랑에서 애정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 번 짝짓기를 하면 평생 함께 사는 것으로 잘 알려진 프레리 들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암컷과
잘살고 있는 들쥐를 강제로 떼어놓자 먹이도 먹지 않고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불안정한 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안정제를 투여하고 나서야 그 쥐는 안정적인 행동을 보였다. 반대로 암컷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들쥐에게 안정제를 투여하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우리는 이제야 이별과 스트레스의 관계에 한 발을 내디뎠을 뿐입니다.” 언 박사의 말이다.

 


커져만 가는 그녀의 빈자리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이별 후유증은 극도로 심해졌다. 세상에서 우리보다 행복한 연인은 없는 것처럼 지낸 1년 전 그날의 기억이 나를 거의 반미치광이로까지 몰고갔다.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기억들이 나를 괴롭혔고 심지어 그녀의 존재 자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다른 놈과 함께 손 잡고 데이트할 그녀를 생각했을 때 온 몸은 복수심으로 가득 찼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그녀와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며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만 한다면 어떤 일이라도 감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의 싸이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나들며 누가 글을 남겼는지, 댓글을 단 사람들의 싸이까지 추적해 그녀와 어떤 관계인지를 알아내고 처음 보는 남자와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이 올라오지는 않았나 하며 노심초사했다.

사랑이라는 열병보다 이별 후에 온 열병으로 점점 피폐해져갔다. 그녀의 향수 냄새, 그리고 함께 거닐던 거리, 그녀가 좋아하던 노래…. 세상 어디에나 그녀가 있었다. 심지어 꿈에서조차 나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꿈에서 그녀는 멀리 서 있었는데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그녀를 쫓다가 깨어나면 젖어 있는 베갯잇에 한참 동안 멍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헤어진 뒤 두 달이 지났을까? 친구들의 반강제적인 권유로 짧게나마 한 여자를 만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데이트를 하면서도 헤어진 그녀의 모습을 찾으려는 나를 발견하고는 죄책감에 더 이상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약이야’라고 위로해줬던 친구들의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됐던 때가 말이다.

이별 이후에 찾아오는 것들
우리는 이별 직후 일단 부정한다. 이때 우리의 뇌는 엄청난 양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과 비슷한 흥분성 화합물질을 쏟아낸다. 이별 후, 예민해지고 격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것이 바로 이 녀석들 때문이다. 이별 후 남자들은 보통 자신을 원망하며 모든 일에 부정적이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죽을 것만 같은 나날을 겪으며 괴로워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미안한 감정과 함께 그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자기반성’ 과정에 대해 진화생물학자들은 ‘실연의 아픔으로부터 헤어나기 위한 필수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의 심리학과 조교수 매튜 C. 켈러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별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만큼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랑도 중독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 스토니 브룩 대학교의 아서 아론 교수가 최근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랫동안 연인관계였다가 여자에게 차인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또 다른 사랑을 찾는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마약에 중독된 환자의 그것과 같아서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아론 교수는 설명한다. 불같은 사랑에 빠진 실험자들의 뇌를 MRI로 촬영한 사진은 이 같은 주장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마약이나 도박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뇌사진과 거의 같은 부분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별 초기에 몸에서 일어나는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바로 눈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감정의 변화로 눈물이 흐르는 것은 대뇌변연계라는 감정조절 기관과 연결되어 있다. 슬픈 일이 생기면 왜 눈물이 날까?라는 물음은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 채 많은 논쟁을 낳고 있다. 지난 2008년 네덜란드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는 90%에 달하는 실험 참여자들이 “울고 나니 슬픔이 좀 가라앉았다”라고 대답했다. 학계에는 이와 유사한 실험 결과들이 여러 건 보고된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보고 ‘눈물이 슬픔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짐작할 뿐이다. 눈물의 또 다른 힘은 바로 ‘나 힘들어요, 위로 좀 해주세요’라고 사람들에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즉, ‘동정심’ 유발인 셈이다.

이별한 친구를 위해 당신이 할 일
친구가 헤어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친구를 위해 해야 할 일 그리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Q 돈놀이가 친구의 비통한 마음을 없애줄까요?
A 가지고 있는 돈까지 없애줘 피를 토하게 할지도 모른다. 슬픔에 잠긴 사람은 안정적인 감정 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네 배 이상 돈을 쉽게 쓰는 경향이 있다.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라. 그녀와 거리가 멀어질수록 마음도 멀어진다는 위안을 받을 수 있게 하자. 비워야 할 것은 지갑이 아니라 마음이다.

Q 친구가 너무 힘들어해요. 기대어 울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줘야 할까요?
A 한 번 받아주면 밤마다 전화해서 “그녀가 보고 싶어. 술이나 한잔하자”라며 괴롭힐지도 모른다. 대신 그녀가 정말 악녀였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자. “걔한테 바친 네 마음도 모르고 다른 남자랑 눈 맞아서 떠난 애야. 너한테 남은 건 카드명세서뿐이라고!”라는 식으로 그녀에 대한 ‘분노게이지’가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친구는 빨리 벗어날 수 있다.

Q 운동을 하자고 꼬셔볼까요?
A 친구가 혼자 멍하게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친구에게 전부였던 그녀가 떠난 빈자리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친구에게
좀더 의욕을 심어주고 싶다면 “땀 흘리며 운동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섹시해 보인대”라며 북돋아주자.

Q 끊임없이 주변에 여자들이 바글거리도록 해줄까요?
A 여자에게 한 번 차인 남자는 “나 이제 다시는 사랑을 못할 거야”라거나 “그녀 같은 여자는 세상에 없어”라며 죽을 듯 아파한다. 친구에게 세상의 절반, 아니 그 이상이 여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파티피플’로 이끄는 당신이 진정한 친구다.


 

사랑은 ‘머리’를 얼마나 아프게 할까?


“그녀가 떠났어. 마음이 너무 아파.” 사랑이 떠났을 때 사람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 머리가 아프다고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을 머리로 하느냐”고 되물을 정도로 사랑과 머리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를 MRI 촬영한 결과 쾌락의 중추라 불리는 ‘복측피개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에 중독된 환자들에게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부분이 바로 이 영역이다. 최근에 이별을 경험한 커플들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측좌핵’이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마약중독자가 금단현상을 일으킬 때 활성화되는 부분으로 사랑에도 중독성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과 만나고 싶다면 일단은 당신 머릿속에서 뭐라고 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라.

 

애정과 집착의 경계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라는 책을 읽었다. 그녀가 나의 빈자리를 절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떠난 것은 그녀인데 남겨진 내가 이런 책을 집어들다니. 하지만 내 삶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술로 잊으려 애쓰다가 새벽에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마다 그녀는 친절하게 응답해줬던 걸로 기억하지만 결론은 변함이 없었다.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느냐”며 다시
시작해보자는 나의 말에 “좀더 일찍 만났다면 달랐을 수도 있지만, 우린 아닌 것 같아”라는 그녀의 대답이 반복될 뿐이었다.
‘그녀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자’라며 연락하지 않으려 노력해봤지만 문득 그녀의 번호를 누르고 있는 나의 모습에 놀라곤 했다. 심지어 그녀의 집 앞에서 서성대기까지 했다. 방에 불이 켜져 있는지 살펴보고 불이 꺼지면 그제야 안심이 되어 집에 돌아오는 것이다. ‘이게 과연 사랑일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게 그때부터였다.
그녀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영화에서처럼 길거리에서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있는 그녀를 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의 충격은 잊혀지질 않는다. “나 다른 남자 만났어”라는 말과 함께 이어지는 ‘그’에 관한 신상정보. 모든 것이 나보다 우월해 보이는 ‘그’의 얘기에 머릿속은 점점 하얘져갔다. 불과 며칠 전 술 약속이 생겼다고 말할 때 느꼈던 찝찝함이 대못이 되어 가슴을 후벼 파는 듯 했다. 그렇게 그녀를 잊으려고 노력한지도 벌써 3개월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하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녀다. 남녀간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언제쯤이면
“맞아, 그랬었지?”라며 그녀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노래 가사 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녀가 그 남자와 행복하길 바랄 수 있을까?

1 잊을 수 없다면 지워라 과학의 발달로 이마의 주름은 없애고 과도한 나잇살은 빼버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별의 아픔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기억 속의 그녀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없다면 추악해지기 전에 지워버리자. 그녀의 사진, 그녀가 준 선물, 그녀와 함께 거닐던 거리… 짧게 말해 당신의 인생에서 그녀가 차지했던 티끌 만한 부분까지 모두 없었던 일처럼 말이다. 행여나 “우리 친구로 지내자”라고 그녀가 말한다면 “3년 뒤에는 그렇게 할게”라고 말해주자. 한번 연인이었던 사이라면 애정이 다시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2 실연당한 남자의 유일한 친구는 술? 술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다. 술에 취해 약간 기분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목소리도 커지고 호기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알코올이란 성분은 본래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 2008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일정량 이상의 알코올은 두뇌의 감정조절 능력을 둔화시켜 충동성과 공격성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 몸에 알코올이 흡수되면 평상시 가지고 있던 정상적인 사고방식에 괜한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술에 취하기 전에 당신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봤자 결론은 뻔해. 더 안 좋아질 뿐이야’라고 생각하지만 술잔이 서너 잔 돌면 ‘내 전화기 어디 있어, 돌아오라고 해야지 못 참겠다’는 태도로 바뀌는 것이다. 술에 기대어 그녀를 잊으려는 생각일랑 말자.
3 흐르는 땀에 그녀도 흘려보내라 운동은 그녀를 잊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했던 연인과의 헤어짐은 우리의 뇌에서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시키고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막는다. 하지만 운동은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게다가 팀워크를 필요로 하는 운동은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버려진 듯한 느낌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당신이 그녀에게 빠져 있는 사이에도 묵묵히 뒤에 있던 친구들이 있음을 기억하라.
4 여자를 잊는 방법은 또 다른 여자? 그녀들은 그로부터 받던 사랑을 잊지 못해 다른 남자를 찾아가지만 남자는 다른 여자를 만나도 지나간 그녀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헤어진 그녀를 잊기 위해 많은 남자들이 시도하는 방법이 바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다. 특히 육체적인 관계에 치우쳐서 말이다.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많은 논쟁이 있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헤어진 그녀 때문에 여전히 힘든 당신이라면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만나는 다른 여자는 후에 더 큰 공허함을 불러올 뿐이다. 내가 적어놓은 글들이 실연을 당한 당신의 상처를 바로 치료해줄 거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 이 글을 읽었다고 해도 앞으로 몇 주간, 길게는 몇 년이 지나도 그녀를 못 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단지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내가 그녀를 잊기 위해 애쓰며 찾아낸, 널리 알려져 있는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방법들을 공유하려고 했다. 머지않아 당신의 식욕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아침에 당신의 베갯잇이 그만 젖어 있기를, 그리고 내쉬는 한숨이 줄어들기를, 당신의 얼굴에 조금씩 웃음이 많아지길, 마침내는 다시 가슴 벅차오르는 사랑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재회를 고려하는 당신을 위한 조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떠났던 그녀가 다시 돌아오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의 가슴을 후벼놓다 못해 아주 난도질하며 떠난 그녀의 뒷모습을 벌써 잊었는가. ‘얼씨구나’ 반기지 말고 잠깐만 다시 생각해보자.

내가 정말 그녀를 그리워했을까?
사랑했던 사람을 못 잊는 사람들이 종종 내뱉는 말이 있다.
“그녀는 잠들기 전에 전화를 하면 3시간이고 4시간이고 끊을 줄 몰랐어. 그때는 그것 때문에 무지하게 싸웠는데 지금은 너무 그리워.” 이렇듯 당신이 그리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익숙함’일 수 있다.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건지 그 사람과 만나며 느꼈던 설렘이 좋았던 건지 곱씹어보라.

우리가 헤어졌던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녀와 헤어졌던 이유가 단순한 다툼이었는지 아니면 너무나도 다른 성격 때문이었는지 생각해보라. 상대방에게 무조건 맞추려고만 하지는 않았는지,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맞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자.

그녀와 헤어진 뒤 잠을 잘 잤던가?
불면증은 헤어짐 후에 찾아오는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판단능력을 포함해 신체의 모든 능력이 떨어진다. 그녀가 매일 밤 꿈속에 나타나 당신을 괴롭혔던가? 혹은 그녀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일이 허다한가? 당신도 모르게 그녀는 뇌리 속에서 사라지고 있을 수도 있다.


 

최악의 이별 후유증, 우울증 다스리기


당신의 내면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몰아내라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녀의 흔적에 힘들어하고 있는가?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지만 그 비 때문에 지반이 내려앉기까지 내버려두지는 말아야겠다. 생활 속에서 사소하지만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10가지 습관을 소개한다.


1 마음도 푸르게 만드는 등푸른 생선
왜? 해산물에는 두 가지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우리가 DHA라고 익히 알고 있는 ‘도코사헥사엔산’과 ‘에이코사펜타엔산’이 그것이다. DHA는 우울한 기분을 잊게 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DHA 섭취를 제대로 못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학자들은 경고한다.
어떻게?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이상 연어나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먹도록 하라.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식도락까지 함께 즐기기를 권장하는 바이다.


2 향수, 어느 멋진 남자의 이야기
왜? 치과에 있는 환자들을 실험해본 결과 오렌지나 라벤더 향기가 나는 대기실에 있는 환자들은 진료 전에 상대적으로 불안함을 덜 느낀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저릿저릿한 치과 치료도구에 대한 상상을 향기가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향수를 뿌려라. 당신뿐만 아니라 주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이별에 마음이 아프겠지만, 언젠가는 새로운 여자를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여자는 향기에 약하다는 말을 기억하자.


3 목표는 남자의 미래다
왜? 높은 목표를 잡는 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할거라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그 반대다. 목표설정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해 더욱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높게 우울증은 낮게!
어떻게? 실현 가능하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꿈을 꾸자.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앞만 보고 달려라. 그리고 꿈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예를 들어 ‘살을 뺄 거야’라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피트니스 센터에 가자’라는 목표가 더 좋다는 말이다.


4 먹을수록 좋은 우유
왜? 우유에는 기분전환을 관장하는 세로토닌 분비에 필요한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아미노산이 풍부한 식품에서 얻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루 200ml 정도의 우유를 마시기만 해도 된다. 요구르트, 치즈, 달걀과 바나나, 그리고 견과류에도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 잊지 말고 챙겨먹자.


5 행복 찾아 삼만리
왜? ‘달려라, 달리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말을 기억하라.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전혀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70%나 스트레스성 질병을 앓을 확률이 덜하다고 한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세로토닌, 베타엔도르핀과 도파민 등 기분전환에 효과가 있는 모든 호르몬 분비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
어떻게? 달리기나 빨리 걷기 등 모든 심혈관 운동을 일주일에 다섯 번만 30분씩 실시해도 큰 효과가 있다. 달리기로 땀을 흘리며 그녀의 기억도 흘려보내라.


6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다’고 말하는 것은 괜히 폼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기분이 ‘다운’됐을 때 ‘업’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악을 듣거나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일주일간 매일 한 시간씩 음악을 들으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을 25%나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떻게? MP3가 옛날 카세트테이프만큼이나 흔해진 세상이 되었다. 휴대폰으로도 얼마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쉽게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도 없다. 떠나간 그녀를 돌아오라고 울부짖는 발라드 음악보다는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우리의 눈까지 즐겁게 해주는 소녀들의 노래를 듣자.


7 취하라, 적당히
왜?
<맨즈헬스>에 나오는 글들의 절반은 알코올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냐?”라는 문의도 많지만 그게 사실인 걸 어쩌겠나. 우울증에서 알코올은 우리의 친구다. 하지만 ‘적당히’ 마실 때만 친구지 도를 넘어서면 모르는 사람만 못하게 된다.
어떻게? 휴일에 술 약속을 잡아라. 가능하다면 실내보다 실외가 더 좋다. 바람, 햇볕과 함께 물가에서 마시는 술 한잔. 생각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지 아니한가?


8 테스토스테론을 사수하라
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꼭 아랫도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남자의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것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늘어만 가는 체내 지방지수와 조급함, 그리고 섹스에 대한 무관심도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관련 있다.
어떻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음식을 챙겨먹자. 단불포화지방과 고도 불포화유지가 다량 포함되어 있는 올리브나 생선, 견과류와 아보카도를 가까이하라.


9 당신만의 사진 전람회
왜? 사진은 단지 흘러간 시간을 꼭 가둬둔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행복했던 순간을 담아둔 사진을 보면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그리움은 자애심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떻게? 벽에 붙어 있는 이해하지도 못할 추상화는 떼어버려라. 대신, 행복한 순간을 찍어뒀던 사진을 걸어보자. 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 말이다. ‘추억, 사랑만큼’이라는 노래도 있잖은가.


10 햇볕은 쨍쨍 내 기분은 반짝
왜? 실험에 의하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타민D 수치가 1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 결핍의 이유 중 하나는 부족한 햇볕이라고 한다. 그러니 아침이면 꼬박꼬박 머리맡에서 해가 뜨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떻게? 가장 좋은 방법은 ‘방콕’하지 않는 것이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재미있다고 방에서 <맨즈헬스>만 읽지는 말라는 말이다. 공원으로 가서 배드민턴을 치던지 산책하기를 추천한다.

출처 : Tong - justinKIM님의 | 연애의기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