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꽃미남들은 서둘러 담배를 끄고 하룻밤을 머물게 될 양헌당으로 향했다. 방으로 들어서니 향긋한 냄새가 방 안에 가득했다. 향나무였다. 양헌당은 향나무와 황토로만 지은 5층 한옥으로 1~2층에는 한옥 펜션, 위층에는 명상관과 다도 체험관 등이 있는 건물. “여그 자주 오는 분덜은 잘 때 옷도 안 입고 잔다 하드만. 향나무가 원체 몸에 조응께 담양 오믄 죽림욕 허드시 여그서는 향림욕을 하는 것이제. 최불암, 강부자씨도 저그 연화당에 와서 자고 가고 한당께.”너무 개운하게 잘 자고 일어났다고 아침 인사를 드리자 하시는 말씀이다.
연화당은 편백나무와 황토로 지었는데, 외국인을 위한 전용 펜션으로 운영되는 곳. 향원당은 이처럼 전통 한옥 펜션을 비롯, 중국명차 박물관인 천초당,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일죽정, 한국 다도 및 예절을 체험할 수 있는 향원당 등 모두 13채에 달하는 목조 건물이 들어선 ‘담양의 성’이다. 전해 받은 브로슈어에는 ‘복합문화레저타운’이라 소개되어 있었지 만 그 말로는 충분하지도, 상상하기도 어려운 공간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몇몇 흥미로운 목조 건물들을 교장선생 님과 함께 둘러보는 펜션 투어가 시작되었다. 천초당에서는 한국에 들여와 보관만 25년이 넘은 진년 보이차와 중국 다 도를 체험할 수 있는 유리탕관(전기식), 차판, 자사호 등 수많은 차 도구를 볼 수 있었다.
교장선생님의 부인인 이양수 여사는 전라도에서 ‘묵은지’ 명인으로 선정, 다도는 물론, 김치와 궁중 사찰 음식 만들기 체험을 가르치고 있고, 대학교수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막내딸 김수인씨는 명선원 푸드데코아 카데 미를 운영하는 등, 그야말로 온 가족이 함께 만들고 일군 전통문화공간이었다. 우리는 100년 된 고택을 그대로 이전해온 일죽정에서 차를 마셨다. 보이차 물로 만든 수리취 떡과 다식이 작은 은그릇 에 담겨 나왔고 댓잎차가 향기로웠다. 해가 양한당 꼭대기로 오를 때쯤 친절한 교장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소쇄원으로 떠났다. 조선 중기에 양산보가 만든 이 명원의 죽림노송을 감상하고, 광풍루에 앉아 바람을 쐬었다. 그러나 우리는 어젯 밤 묵었던 향원당의 기묘한 분위기에서 깨어나는 데, 그러고도 한참이 걸렸다. 061-381-1515ㅣ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구산리 193-0ㅣ연중무휴, 주차가능 관광지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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