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동안 큐슈와 오사카의 맛있는 음식만 먹으러 다녔습니다. 거의 하루에 5~6끼는 먹었는데, 워낙 자전거를 하루종일 타고 다녀서 그런지 살은 안 쪘습니다. 전동 자전거를 역마다 빌려주니까 참 좋더군요. 그 동안 먹었던 음식 중에 괜찮은 것들만 나열해 보았습니다.
1. 하카타 돈코츠라면(豚骨ラ-メン)
라면의 본고장이라는 큐슈, 그 큐슈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하카타(博多)의 돈코츠라면(豚骨ラ-メン)입니다. 돼지뼈를 우려내 만든 뽀얀 국물에 얇은 면이 특징인 라면으로 면의 굵기는 일본 라면 가운데 가장 가늘죠. 하카타 어딜 가나 돈코츠라면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텐진의 도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포장마차에서 파는 라면이 맛있습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 먹은 라면의 맛은 그 동안 토쿄나 요코하마 등에서 먹었던 라면과는 다르고 와카야마의 라면 맛과도 틀렸습니다. 하카타 라면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게 와카야마의 돈코츠라면입니다. 와카야마의 돈코츠라면은 돈코츠 국물에 간장을 섞어서 맛을 낸 돈코츠쇼유라면이지만 하카타의 라면은 돈코츠 국물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데 주안점을 둔 라면이더군요. 그런 까닭에 차슈나 기타 건더기가 다소 부실합니다. 하지만 본래의 국물맛을 그대로 느끼기에는 이 쪽이 더 좋을 수도 있겠더군요. 면이 가늘고 잘 불지 않기 때문에 면을 먹으면서 국물이 많이 베어 올라오고, 그 덕분에 국물 맛을 한층 깊게 즐길 수 있습니다.
돈코츠라면은 담백한 맛은 강하지만 기름기가 다소 적은 편입니다. 국물에 다소 쉽게 질린다는 게 약간 단점이랄까요? 건더기가 없어서 국물만 마시게 되니까요.
2. 큐슈 차슈면(ちゃしゅラ-メン)
하카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라면도 많이 달라집니다. 말고기의 땅 구마모토에서 파는 라면은 하카타의 돈코츠 라면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구마모토 라면은 돈코츠 육수에 닭고기 육수를 섞어서 만듭니다. 여기에 건더기의 종류도 많이 다른데 차슈와 숙주나물에 고사리를 얹고 생파를 썰어 넣습니다. 여기에 특이하게 삶은 계란을 얹는 게 독특하더군요. 일본 라면에는 우리와는 달리 계란이 거의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구마모토 라면의 원조 화선라면(華善ラ-メン)에서 먹었는데 닭고기 국물과 돈코츠 국물이 조화된 맛이 일품이더군요. 여기에 고명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 입맛에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어느 정도 일본 라면을 많이 먹어오던 사람에게는 맛있는 별미지만 한국인이 먹기에는 다소 느끼할 겁니다.
4. 오사카 금룡라면(金龍ラ-メン)
오사카는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의 땅입니다. 오사카에서 라면은 그렇게 명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사카 도톤보리에만 10개 정도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오사카 금룡라면은 상당히 유명합니다. 금룡라면의 맛은 일본라면 가운데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라면이기도 합니다. 하카타 라면과 같은 돈코츠 육수에 챠슈를 듬뿍 넣었는데 면발이 하카타 라면처럼 가늘지 않고 인근 지역인 와카야마의 라면과 비슷한 굵기의 면발입니다. 챠슈의 종류도 다소 다릅니다. 요즘 차슈들은 삶은 돼지고기를 간장에 절여서 만드는데 비해 금룡라면의 차슈는 고전적인 구운 돼지고기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잘 부서지지 않고 얇은 일반적인 차슈와는 달리 두껍고 물기가 없어 뻑뻑하면서 잘 부서집니다. 금룡라면은 이 차슈 덩어리를 위에 얹고 라면 그릇 바닥에는 부서진 차슈 부스러기를 깔아놓습니다. 이게 점점 육수가 우러나와 라면 국물이 바닥을 드러낼 때가 되면 점점 맛이 진해집니다.
오사카 금룡라면이 좋은 점은 반찬으로 김치를 주고(물론 한국김치랑은 맛이 다릅니다.) 공기밥이 무한 리필이라는 점입니다. 밥도 상당히 맛있게 잘 해놔서 국물에 말아 먹으면 참 맛있죠.(다만 숟가락이 없으니까 밥을 말아 먹을 때 다소 에로사항이 꽃피겠지만요.)
5. 금룡라면 차슈면(金龍ラ-メンちゃしゅメン)
금룡라면에는 메뉴가 딱 2개밖에 없습니다. 라면과 차슈면이죠. 라면이 650엔인 것에 비해 차슈면은 900엔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차슈면은 금룡라면 특유의 국물과 챠슈에 두껍고 질 좋은 챠슈를 추가로 얹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챠슈의 양이 많기 때문에 일반 금룡라면에 비해서 더 풍부한 차슈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거의 라면과 차슈의 비율이 4:6 정도가 될 만큼 잔뜩 들어 있죠. 금룡라면을 딱 한 번만 먹어야 한다면 차슈면 쪽을 먹는 게 낫겠죠.
6. 나가사키 짬뽕(チャンポン)
일본 나가사키의 차이나 타운에서 값싸고 양이 많은 먹거리를 위해 개발되었다는 짬뽕, 이 짬뽕은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붉은 국물의 매운 짬뽕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해물을 원료로 하고 굵은 면이 들어간다는 점은 국내산 짬뽕과 같지만 매운 국물이 아니라 진하고 구수하면서 달콤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이 일본 짬뽕이 한국으로 수입되어 한국산 짬뽕이 되었죠. 본래 짬뽕이라는 말은 일본어로 ‘여러 재료를 섞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어라고 알고 있지만 일본어죠. 짬뽕은 1905년 일본 나가사키의 ‘진순평’이라는 사람이 개발한 요리이며, 이 짬뽕이 발전한 것이 바로 지금의 일본 라면입니다. 일본 라면의 또 다른 이름이 중화면(中華面)이기도 하니까요.
초기의 일본 라면은 주로 닭고기로 맛을 냈고 이것이 하카타를 중심으로 돈코츠 육수로 바뀌어 간 것인데, 짬뽕은 일본 라면의 조상님답게 닭고기 국물로 맛을 냈더군요. 닭고기 육수의 시원한 맛에 해물 육수가 어울어진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기름이 둥둥 떠 보이는 국물의 겉모습과는 달리 느끼함이 없다는 것도 좋더군요. 짬뽕의 가격은 700~900엔 정도로 라면보다 조금 비쌉니다. 나가사키에서는 짬뽕의 영향인지 라면집보다는 짬뽕을 파는 중화요리 가게가 더 많았습니다.
일본 라면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은 오해를 갖고 있는데 이건 역시 인스턴트 라면에 오래 길들여져서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겠죠. 일본 라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라멘짱 님의 블로그를 참조해주세요.
1. 하카타 돈코츠라면(豚骨ラ-メン)
라면의 본고장이라는 큐슈, 그 큐슈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하카타(博多)의 돈코츠라면(豚骨ラ-メン)입니다. 돼지뼈를 우려내 만든 뽀얀 국물에 얇은 면이 특징인 라면으로 면의 굵기는 일본 라면 가운데 가장 가늘죠. 하카타 어딜 가나 돈코츠라면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텐진의 도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포장마차에서 파는 라면이 맛있습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 먹은 라면의 맛은 그 동안 토쿄나 요코하마 등에서 먹었던 라면과는 다르고 와카야마의 라면 맛과도 틀렸습니다. 하카타 라면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게 와카야마의 돈코츠라면입니다. 와카야마의 돈코츠라면은 돈코츠 국물에 간장을 섞어서 맛을 낸 돈코츠쇼유라면이지만 하카타의 라면은 돈코츠 국물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데 주안점을 둔 라면이더군요. 그런 까닭에 차슈나 기타 건더기가 다소 부실합니다. 하지만 본래의 국물맛을 그대로 느끼기에는 이 쪽이 더 좋을 수도 있겠더군요. 면이 가늘고 잘 불지 않기 때문에 면을 먹으면서 국물이 많이 베어 올라오고, 그 덕분에 국물 맛을 한층 깊게 즐길 수 있습니다.
돈코츠라면은 담백한 맛은 강하지만 기름기가 다소 적은 편입니다. 국물에 다소 쉽게 질린다는 게 약간 단점이랄까요? 건더기가 없어서 국물만 마시게 되니까요.
2. 큐슈 차슈면(ちゃしゅラ-メン)
돈코츠 라면의 본고장이라는 큐슈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 혼슈와의 연결점인 코쿠라-모지 지방으로 가면 큐슈와 혼슈 라면의 특징이 섞인 라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코쿠라는 무사시와 코지로가 대결한 간류도가 있어서 유명한 지방입니다. 코쿠라 성에 사면 당시 무사시가 사용한 목검과 코지로의 장도가 보존되어 있죠. 코쿠라의 상점가에 가면 큐슈명물이라고 써붙인 라면집이 제법 많습니다. 키타큐슈에서 파는 라면은 하카타라면과 국물도 건더기도 많이 다릅니다. 국물은 하카타라면보다 조금 더 기름기가 많고 건더기의 양은 더욱 많죠. 특히 차슈의 양이 많아서 면과 차슈 그리고 국물의 맛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기름기가 다소 많다는 것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달라질 수 있겠더군요.
3. 구마모토 라면(熊本ラ-メン)
하카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라면도 많이 달라집니다. 말고기의 땅 구마모토에서 파는 라면은 하카타의 돈코츠 라면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구마모토 라면은 돈코츠 육수에 닭고기 육수를 섞어서 만듭니다. 여기에 건더기의 종류도 많이 다른데 차슈와 숙주나물에 고사리를 얹고 생파를 썰어 넣습니다. 여기에 특이하게 삶은 계란을 얹는 게 독특하더군요. 일본 라면에는 우리와는 달리 계란이 거의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구마모토 라면의 원조 화선라면(華善ラ-メン)에서 먹었는데 닭고기 국물과 돈코츠 국물이 조화된 맛이 일품이더군요. 여기에 고명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 입맛에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어느 정도 일본 라면을 많이 먹어오던 사람에게는 맛있는 별미지만 한국인이 먹기에는 다소 느끼할 겁니다.
4. 오사카 금룡라면(金龍ラ-メン)
오사카는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의 땅입니다. 오사카에서 라면은 그렇게 명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사카 도톤보리에만 10개 정도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오사카 금룡라면은 상당히 유명합니다. 금룡라면의 맛은 일본라면 가운데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라면이기도 합니다. 하카타 라면과 같은 돈코츠 육수에 챠슈를 듬뿍 넣었는데 면발이 하카타 라면처럼 가늘지 않고 인근 지역인 와카야마의 라면과 비슷한 굵기의 면발입니다. 챠슈의 종류도 다소 다릅니다. 요즘 차슈들은 삶은 돼지고기를 간장에 절여서 만드는데 비해 금룡라면의 차슈는 고전적인 구운 돼지고기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잘 부서지지 않고 얇은 일반적인 차슈와는 달리 두껍고 물기가 없어 뻑뻑하면서 잘 부서집니다. 금룡라면은 이 차슈 덩어리를 위에 얹고 라면 그릇 바닥에는 부서진 차슈 부스러기를 깔아놓습니다. 이게 점점 육수가 우러나와 라면 국물이 바닥을 드러낼 때가 되면 점점 맛이 진해집니다.
오사카 금룡라면이 좋은 점은 반찬으로 김치를 주고(물론 한국김치랑은 맛이 다릅니다.) 공기밥이 무한 리필이라는 점입니다. 밥도 상당히 맛있게 잘 해놔서 국물에 말아 먹으면 참 맛있죠.(다만 숟가락이 없으니까 밥을 말아 먹을 때 다소 에로사항이 꽃피겠지만요.)
5. 금룡라면 차슈면(金龍ラ-メンちゃしゅメン)
금룡라면에는 메뉴가 딱 2개밖에 없습니다. 라면과 차슈면이죠. 라면이 650엔인 것에 비해 차슈면은 900엔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차슈면은 금룡라면 특유의 국물과 챠슈에 두껍고 질 좋은 챠슈를 추가로 얹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챠슈의 양이 많기 때문에 일반 금룡라면에 비해서 더 풍부한 차슈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거의 라면과 차슈의 비율이 4:6 정도가 될 만큼 잔뜩 들어 있죠. 금룡라면을 딱 한 번만 먹어야 한다면 차슈면 쪽을 먹는 게 낫겠죠.
6. 나가사키 짬뽕(チャンポン)
일본 나가사키의 차이나 타운에서 값싸고 양이 많은 먹거리를 위해 개발되었다는 짬뽕, 이 짬뽕은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붉은 국물의 매운 짬뽕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해물을 원료로 하고 굵은 면이 들어간다는 점은 국내산 짬뽕과 같지만 매운 국물이 아니라 진하고 구수하면서 달콤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이 일본 짬뽕이 한국으로 수입되어 한국산 짬뽕이 되었죠. 본래 짬뽕이라는 말은 일본어로 ‘여러 재료를 섞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어라고 알고 있지만 일본어죠. 짬뽕은 1905년 일본 나가사키의 ‘진순평’이라는 사람이 개발한 요리이며, 이 짬뽕이 발전한 것이 바로 지금의 일본 라면입니다. 일본 라면의 또 다른 이름이 중화면(中華面)이기도 하니까요.
초기의 일본 라면은 주로 닭고기로 맛을 냈고 이것이 하카타를 중심으로 돈코츠 육수로 바뀌어 간 것인데, 짬뽕은 일본 라면의 조상님답게 닭고기 국물로 맛을 냈더군요. 닭고기 육수의 시원한 맛에 해물 육수가 어울어진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기름이 둥둥 떠 보이는 국물의 겉모습과는 달리 느끼함이 없다는 것도 좋더군요. 짬뽕의 가격은 700~900엔 정도로 라면보다 조금 비쌉니다. 나가사키에서는 짬뽕의 영향인지 라면집보다는 짬뽕을 파는 중화요리 가게가 더 많았습니다.
일본 라면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은 오해를 갖고 있는데 이건 역시 인스턴트 라면에 오래 길들여져서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겠죠. 일본 라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라멘짱 님의 블로그를 참조해주세요.
출처 : 아까짱 블로그
글쓴이 : 김상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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