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 주는 선물, 피아노협주곡 1번 (Op.11):
피아노가 얼마나 아름답고 깊이있는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모든 이들이 느끼는 변화무쌍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지를 보여준 곡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또 하나의 대상,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직전 자신을 위한 고별연주회에서 독주로 초연되어서 더 애틋하기도 합니다.
독립투쟁이 격화되면서 혼돈속에 빠진 폴란드를 떠나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짝사랑일지언정 매일 꿈속에 나타나는 콘스탄치아에게 고백한번 못하고 떠나는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게 피아노협주곡 1번입니다.
특히 2악장은 로망스라고 알려져 있는데 쇼팽 스스로가 편지에서 '반쯤은 우울한 마음으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던 많은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싶었어. 예컨대 봄의 달빛이 번져있는 밤처럼...' 라고 쓰고 있습니다.
쇼팽의 내성적인 심성, 첫사랑을 향한 벅찬 연정 , 너무나 사랑하는 폴란드 그리고 이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떠나야하는 쇼팽의 그림자가 그대로 담겨 있는 곡입니다. 그래서 낭만적이지만 슬픔과 회한, 미소와 환희 그리고 회상의 감정이 서로 교차하며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피아노의 선율이 나를 어루만지며 위로하고 눈물을 흘리게도 하고 이런 곡을 들을 수 있게 해준 쇼팽을 사랑하게도 해주고 첫사랑을 떠올리며 회상의 파노라마를 소환하게도 됩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자신만의 감정에 의지한채 로망스에 한번 빠져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