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지금 와서 내가 바람피운 게 옳았는지 그른 것이었는지 말하는 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당시 우리 아버지 어머니 형님 누님 조카 등 나랑 핏줄이 같은 친지 가족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82퍼센트가 이혼에 찬성했다.
(나머지 괘씸한 십팔 퍼센트 것들! 18.18.18.)
당시 나는 지금 마누라한테 폭 빠져 있었고 첫 번째 와이프는 꼴도 보기 싫은 상황이었다.
내가 밤마다 술 먹고 들어가서 동네 시끄럽게 그년 때리고 패고 고함치고 그랬다.
동네 사람들이 잠 좀 자자고, 매일 우리 집 앞에 와서 문 두드리고 관리실 통해 항의하고
그랬는데 내가 그년과 계속 살았다면 우리 동네가 어찌 되었겠는가.
남편 하나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 마누라를 동네 사람들이 그대로 용서했겠는가.
그래서 내가 통 큰 결정 한 거다.
우리나라는 법치 국가니까 가정사도 법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결심했다. 그래서 이혼하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혼 안 해주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는데도 마누라가 말을 안 듣는 거다.
내가 서류 작성하고 법원 앞에서 도장 파서 법원에 서류 냈다.
차에 태워 끌고 간 법원에서 마누라는 서류가 가짜라고,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증언했고
판사 질문에도 건방지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판사는 사리분별 정확히 따져 합법적으로 이혼을 허락해주었다.
가정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며 관심법까지 동원, 가정농단이라는 죄목까지 덧붙여서
위자료 같은 건 땡전 한 푼 없게 말이다.
말 그대로 홀딱 벗겨서 엄동설한에 알몸으로 쫒아낸 거다.(음하핫!)
물론 판사랑 나랑은 아무 관계없다. 그냥 대학 동창의 사촌의 매형의 사돈의 친구의
형님일 뿐인데 판결 끝나고 보니 지금 와이프의 사촌 오라비라고 하더라.
세상 정말 좁다는 거 실감했다.
그런데 지금 마누라랑 살아 보니 이년도 맘에 안 든다. 화장 벗겨놓으니 도무지 참고 봐줄
수가 없는데다 아침밥을 해주나 청소빨래를 하나, 그러니 애새끼들은 가출해서 문제만
일으키고 집구석에는 바퀴벌레만 드글드글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 것인가.
거기다가 그때 나의 외도와 이혼과 재혼을 찬성했던 부모님과 친척들마저
"구관이 명관인데." "조강지처는 버리는 거 아니었는데." 하고 떠들어서 내가 요즘 골이
쑤신다.
그렇다 해도 내 방탕한 외도와 이혼 탓에 집구석이 이 꼴 됐다는 프레임을 가지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러한 이야기는 불필요한 공방의 시작이라 나는 점잖게 침묵하겠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가정을 이렇게 방치할 수만은 없다. 집 나간 애새끼들도 불러들여
반듯한 가정에서 교육시켜야 하고 그래야 우리 집안의 미래가 탄탄해질 것 아니겠나.
그러려면 저 정신 나간 두 번째 마누라부터 내쫓아야 하니 우리 가족은 다시 단결해야 한다.
우리 가족이 화합하고 용서하고 합쳐야 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일의 원인은
일부일처제다. 다시는 이런 혼란과 불행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 가정은 일부다처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눈에 삼삼한 옛날 그년은 왜 안 보이냐?
첫 번째 마누라 몰래 밤마다 뜨거웠는데.
오늘 못 봐 무척 아쉽다. 쩝
김규나/TM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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