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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장전 2012. 11. 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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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서풍부(西風賦) - 김춘수  

  시집; 구름과 장미(薔薇) 행문사,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