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에 싹을 틔운 식물과 나무가 생장하면서 건강에 좋은 물질을 본격적으로 뿜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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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걷기는 해 떠 있는 낮시간이 좋아
숲 속 나무와 식물이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기온이 상승하는 봄부터 증가한다. 피톤치드는 나무와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다양한 휘발성 물질을 통칭한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피톤치드는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 주며, 몸의 긴장을 이완시켜 준다"고 말했다. 심폐기능과 장기능도 강화시킨다.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산업연구과 유리화 박사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공기 유동이 빨라져 피톤치드 발산량이 많아지는데, 하루 중 정오 무렵에 방출량이 최대치에 이른다"며 "따라서 숲길 걷기는 너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보다 해가 떠 있는 낮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습도가 높아 공기 유동이 적은 계곡이나 폭포 주위에 피톤치드가 많다.
◆숲 걷다가 개울가에서 쉬면 음이온이 듬뿍
숲에는 음이온도 풍부하다. 숲 속 공기 중 음이온(1000~2200개/㎤)은 도시(30~150개/㎤)보다 10배 이상 많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므로 몸이 개운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불면증과 두통을 없애주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집중력을 강화하는 효능도 있다. 유리화 박사는 "음이온은 물 분자가 공기와 마찰할 때 주로 생성되기 때문에 숲을 걷다가 물살이 빠른 개울가에 앉아 쉬면 음이온의 건강 효과를 듬뿍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숲은 도시보다 산소량도 2% 가량 많다. 숲에서 공기를 들이마시면 온몸이 쾌적해지는 느낌을 받고, 숲 속에서 피로를 덜 느끼는 것은 산소가 신체 구석구석의 세포에 충분히 공급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덕분이다. 유리화 박사는 "산림욕을 하면서 걸을 때 몸에 쌓이는 젖산도 풍부한 산소량 때문에 빠르게 분해돼 배출된다"며 "따라서 숲길을 걸으면 도시에서 비슷한 양의 보행을 할 때보다 몸이 덜 피로해 진다"고 말했다.
◆산림욕 하면 암세포 잡는 면역력 높아져
일본 니혼의과대학 연구팀이 도시 직장인에게 산림욕을 하게 한 뒤 세균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도를 조사한 결과, 산림욕 전 18%에서 산림욕 첫날 21%, 둘째날 26%로 증가했다. 서울백병원 스트레스클리닉이 우울증 환자 6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숲과 병원에서 주 1회 3시간씩 4주간 똑같이 치료한 결과, 숲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0.113㎍/㎗에서 0.082㎍/㎗로 37% 떨어졌으나,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0.125㎍/㎗에서 0.132㎍/㎗로 증가했다. 이 밖에, 녹색으로 우거진 숲의 시각적 건강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우종민 교수는 "숲 속에서는 심리적 안정을 나타내는 뇌의 알파파가 증가하며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