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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오르며-素夏 /Souvenir : Franz Drdla

장전 2010. 12. 23. 23:30

 

 

 

 

북한산을 오르며

 

素夏

 

 

 


 

 

 

 

북한산에는

이름 있는 것들만 모여서 산다

 

 

이끼 낀 바위들은 서로서로를 불러주고

밤이면 제 집 찾아드는 산새들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위로한다

 

 

이름이 있는 것들은 짝이 있다

짝이 있는 것들은 돌아갈 곳이 있다

 

 

짝이 없는 자는 북한산에 오르지 말라

더구나 한 해도 저물어 가는 세모에

 

 

 

북한산은

짝없는 자에게 줄 것이 없다


 

 

 

 

 

Souvenir : Franz Drd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