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오르며
素夏
북한산에는
이름 있는 것들만 모여서 산다
이끼 낀 바위들은 서로서로를 불러주고
밤이면 제 집 찾아드는 산새들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위로한다
이름이 있는 것들은 짝이 있다
짝이 있는 것들은 돌아갈 곳이 있다
짝이 없는 자는 북한산에 오르지 말라
더구나 한 해도 저물어 가는 세모에
북한산은
짝없는 자에게 줄 것이 없다
Souvenir : Franz Drd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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