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흔적들

[스크랩] 목포의 민어

장전 2010. 7. 31. 22:57

 

 

 '민어'에게는 아주 특별한 맛이 있다?

 

 

우연히 KBS에서 방송된 민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습니다.

 

목포에는 민어거리가 따로 있을 만큼 목포시민들이 민어를 즐겨 먹고 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민어에 열광을 하는 걸까요?

 

부산에서는 생소한 '민어' 맛이 어떻길래?

방송에서 1시간 내내 민어찬양을 하는건지 그 맛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휴가지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봤지만 머리속은 이미 목포의 민어에게로...

좋아!! 이번 여행은 목포다!!  그렇습니다. 민어를 맛보기 위해 목포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민어는 비만, 고혈압, 동맹경화, 중풍, 심장질환 등의 성인병을 예방해주고 더위를 물리치는 여름철 최고의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민어는 "맛이 좋고 독이 없으며, 부레는 어표 라고도 하는데 파상풍을 치료한다"고 기록 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때에는 대표적 여름 보양식으로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평민들이 먹었고, 민어탕이 일품(一品)이라면 도미탕이 이품(二品), 보신탕이 삼품(三品)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목포에 도착해서 관광은 뒷전이고 처음 한 일은 목포시청 관광과로 전화를 걸어 목포에서 제일 유명한 민어회 전문점 추천을 부탁하니 "영란횟집"이라는 곳을 알려주시더군요.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故 김대중 대통령께서 즐겨 찾으시던 곳으로 이곳에서 복달임을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손님이 많지 않을 시간이였는데도 1층이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는데요,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서 목포에 오면 한번은 먹어 봐야 한다는 민어회 1접시를 주문했습니다.

 

 

가격표를 보고 흠칫 놀랐습니다.

 

"서울가면 민어 한접시가 10만원도 넘어, 그것도 아주 얇아. 여기까지와서 민어 안먹으면 뭘 먹어?"

 

민어와 광어를 놓고 아직 메뉴를 정하지 못한 옆테이블의 설전이 이어지는 동안 

드디어 상차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단촐한 상차림에 살짝 실망한 마음이 생겼는데요,

횟집가면 주메뉴인 회보다 서비스메뉴에 더 열광하는 저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였겠죠. 

 

 

양배추산에 살짝 올려진 민어를 보니

생각보다 많지 않은 양에 또 한번 실망하였지만 먹다보면 결코 적지 않은 양이더군요.

 

 

두툼하게 썰어진 민어회 한점과 이 집만의 특별한 양념장과 된장 그리고 고추 이렇게 쌈에 싸서 먹으면 몇가지 안되는 반찬수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뱃살부분이 제일 맛있었는데요, 몇개 안되는 뱃살때문에 서로 눈치보면서 먹은 기억이 새록납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되는 이 소스는

특별한 맛의 초고추장입니다. 막걸리를 6개월 가량 삭힌 식초막걸리와 엿, 된장, 파, 생강, 고춧가루로 제조한 초고추장인데요.  민어의 맛을 제대로 돋워줍니다.

 

 

 

 

 

 

 

 

 

 

찰지고 담백한 식감이 입맛을 사로 잡았습니다.

아~~ 쌈을 싸서 서로 사이좋게 나눠먹다보면

 

 

 

뼈다짐과 껍질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부레'가 나오는데요, 

저 부레가 또 맛이 일품입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였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 맛보는 맛인데요,

생긴 모양때문에 주저하다가

눈감고 한번 먹어보니 천국에 왔다면 이 기분일까요?

 

 

 

회 한접시를 다 비우고 매운탕(5000원)을 주문했습니다.

일반 양은냄비로 나누면 저 그릇으로 딱 두 그릇이 나오는데요.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끊인 매운탕도 좋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민어매운탕에 다른 양념없이

파, 마늘만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맑은탕이 별미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맑은탕을 맛봤습니다.

 

민어 한마리는 버릴것이 없다고...

온갖 내장이 펄펄 끊여진 탕을 한그릇 먹고나니

소고기국을 먹은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할 정도로 원기회복에도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목포에 다녀오실 일이 있다면

아주 특별한 맛이 있는 민어, 꼭 한번 맛보시길 강추합니다.

 

 

 

 

                                                                       글/사진: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전략과 임으뜸

 

출처 : 청해별궁 - 해초,흑마늘,산삼배양근
글쓴이 : 맛대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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