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故鄕 長華里와 迎瑞堂의 빛

"댓잎이 들려주는 음악 감미롭지 않나요?"

장전 2010. 2. 22. 11:45

 

 

"댓잎이 들려주는 음악 감미롭지 않나요?"

 

담양대숲을 지키며 외지인들 안내하는 '담양 대나무해설사협회'
이돈삼 (ds2032)

 

▲ 대나무해설사들은 대숲을 찾는 외지인들을 정다운 친구처럼 다정하게 맞아주고 있다. 죽녹원에서 여행객들에게 댓잎이 들려주는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대나무해설사.
ⓒ 이돈삼

 

 

 

“지친 몸과 마음을 대나무 숲에 기대 보십시오. 댓잎들이 사악∼사악∼ 서로 몸을 비비면서 들려주는, 감미로운 연주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나무고을’로 널리 알려진 전라남도 담양의 대숲을 찾은 관광객을 다정한 친구처럼 포근히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대나무해설사협회 회원들이다. 박주언, 강영란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은 여름 한낮에도,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 겨울에도 어김없이 담양의 대숲을 지키고 있다. 외지인들에게 자신들이 알고 있는 ‘대나무 지식’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해마다 5월에 열리는 ‘담양대나무축제’ 때 봉사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주축이 됐다. 박 대표는 “식물학자 등 전문가들로부터 그 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한 대나무의 매력을 전해 듣고 그냥 헤어질 수 없었다”고 했다.

이들이 일러주는 대나무의 매력은 무척 자극적이다. 대숲 1㏊당 산소발생량이 12t으로 다른 나무보다 35%나 많다.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25%나 높다. 음이온 발생량은 ㏄당 평균 2000개나 된다는 것.

강 대표는 “이쯤 되면 대숲은 최고의 ‘공기샤워장’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댓잎이 뿜어내는 연초록 숨결을 느끼며 가슴으로 크게 호흡하면 마음속 안개까지 말끔히 걷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 지난 6월 '대나무해설사' 양성교육을 마친 회원들이 담양문화회관 앞에서 최형식 담양군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대숲해설사협회
이렇게 대나무에 흠뻑 빠져 사는 회원들은 40여명. 담양이 제일 많고 광주와 장성, 멀리 전라북도 남원에서 오는 회원도 있다. 이들은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조를 짜서 밀려오는 관광객을 안내한다. 대나무를 소재로 한 시나 소설, 영화, 음식,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도 감칠맛 나게 들려준다.

주요 활동 무대는 담양읍에 있는 죽녹원. 대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은 요즘 ‘웰빙 바람’을 타고 평일에도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멈춰 설 만큼 이름을 얻고 있는 곳이다.

대나무해설사협회 회원이 되려면 8주 과정의 이론교육을 받은 다음 6개월 동안 주말마다 대숲에서 이뤄지는 현장 실습을 통해 실력을 닦아야 한다. 관광객들로부터 쏟아지는 모든 질문도 거뜬히 받아낼 수 있어야 된다고.

대나무해설사협회 회원들로부터 대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여행객은 토·일요일 담양 죽녹원 입구에 있는 안내소에 들르면 된다. 설명을 해준다고 해서 비용부담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미리 신청을 한다면 평일에도 언제든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대나무해설사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담양 죽녹원. 대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 이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