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은 '짓독' 이라 부르고 있으며, 짓독은 잡귀를 비롯한 재앙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입석(立石:menhir) ·삿갓바위 ·입암(立岩)이라고도 한다. 인돌 ·열석(列石)과 함께 대표적인 거석문화(巨石文化)의 하나다. 서부 유럽을 비롯하여 북아프리카 ·중동지방 ·시베리아 ·한국 ·몽골 ·티베트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지에 밀집 분포되어 있다. 이들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은 대개 고인돌 등 다른 종류의 거석유적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서부 유럽에서는 수천 개에 달하는 선돌이 열을 지어 하나의 열석군(列石群)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으며, 로크마리아케르(Locmariaquer) 지역에는 높이 20.3 m, 무게 35톤에 이르는 거대한 것도 있다. 선돌을 의미하는 ‘menhir(longstone)’는 바로 이 지방의 고유어인 브레튼어(Bretons)에서 유래하였다.
한국에서는 함경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지방에 따라 할머니탑 ·할아버지탑 ·할미바위 ·장수지팡이 ·구지바위 ·돌장승 ·쇠뿔미륵 ·수구막이 ·수살장군 ·미륵부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그러나 선돌이 갖는 단순한 구조의 특성 때문에 그에 관한 고고학적인 발굴조사는 거의 행해지지 않았고, 다만 재래신앙과 관련하여 민속학적인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선돌은 그 대부분이 단독으로 세워진 것이 상례이고, 때로는 쌍으로 세워지는 경우와 동일장소에 여러 개가 세워지는 특수한 경우도 있다. 그 형태는 둥근뿔모양[圓錐形]이 주류이지만, 이 외에도 둥근기둥[圓椎]모양 ·모난뿔[角錐]모양 ·모난기둥[角椎]모양 ·넓적한 판석 모양을 한 것 등이 있다. 그 규모는 일정하지 않지만, 주로 인공에 의해 세워진 높이 1~2 m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간혹 원래부터 있던 6~7 m 규모의 기둥모양 큰돌을 선돌로 삼는 경우도 발견된다.
현재 전해지는 선돌에는 제사신앙이 수반되어 있어 부락민의 신앙대상으로 신격화되기도 하고, 또 특이한 전설 등을 지니고 있어 부락민의 절대 불가침의 대상으로 보호받기도 한다. 이러한 기능에 따라 그 축조 목적을 원시사회의 정령숭배(精靈崇拜)와 연결시키는 것이 지배적이다. 즉 선돌의 외형적 형태가 남성(男性)의 생식기(生殖器)와 비슷한데, 원시사회에서 생식기는 다산(多産)과 풍요의 상징이었으므로 원시인들의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신앙대상물로서 선돌을 축조하였다는 것이다. 선돌이 가지는 신앙대상물로서의 기능은 후대에 글자를 새겨넣는다거나 볏짚이나 새끼를 묶는 등 의인화(擬人化) 또는 신격화시켜 수호신(守護神)이나 기자암(祈子岩) 같은 역할로 그 기능이 변질되었다.
특히 쌍으로 나타나는 수호석(守護石)의 특징은 하나는 남성을 상징하고, 다른 하나는 여성을 상징하여 성별구분이 뚜렷해지는 점인데, 이 경우 남성상징물이 여성의 그것보다 더 크다. 이러한 선돌의 수호신적인 기능에 근거를 두고 장승의 유래를 선돌에서 구하는 견해도 제기된 바 있다. 세워지는 장소는 마을 어귀 같은 평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간혹 구릉 위나 비탈에 세워진 것도 발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