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흔적들

<Return of the God Hypothesis> 소개 / 서강대 화학과 소 현 수

장전 2022. 9. 10. 09:39

 

<Return of the God Hypothesis> 소개

 

서강대 화학과 소 현 수

 

0. 머리말

저자 마이어(Stephen C. Meyer)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과학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디스커버리 연구소의 과학문화 센터장으로 지적 설계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학자 중의 한 사람이다.

 

대표 저서

(1) Signature in the Cell: DNA and the Evidence for Intelligent Design(2009). 이재신 등 옮김, <세포 속의 시그너쳐와 지적 설계 논증>(겨울나무, 2014).

(2) Darwin’s Doubt: The Explosive Origin of Animal Life and the Case for Intelligent Design(2013). 윤성승 옮김, <다윈의 의문: 동물의 폭발적인 기원과 지적 설계 논증>(겨울나무, 2015).

저자는 이전 책들에서 나는 생물에 존재하는 정보의 기원에 책임이 있는 지적 설계자를 확인하거나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 지적 설계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보내왔다. “우주 안에 아니면 우주 밖에 있는 지적 행위자인가?” “내재하는 아니면 초월적인 지적 존재인가?” “우주인인가, 아니면 하나님인가?”

저자가 과학적 증거는 지적 설계자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쓴 것이 이 책 <Return of the God Hypothesis: Three Scientific Discoveries that Reveal the Mind Behind the Universe>(2021)이다.

하나님 가설이란 물질적 우주의 배후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가설이다. 하나님 가설이 돌아왔다는 것은 한때 이 가설이 통용되다가 그 후에 사라졌음을 나타낸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이 과정을 살펴본다.

 

유신론적 과학의 흥망

현대 과학은 왜 16-17세기에 서유럽에서 등장했을까?

이집트, 중국, 그리스, 로마, 중국과 같은 문화들 중 어느 것도 자연을 연구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이들 문화에서는 없었고, 16-17세기의 서유럽에서 있었던 미지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사학자들은 당시에 유럽에 널리 퍼져 있었던 유대교-기독교 사상을 그 요인으로 지적한다.

유대교-기독교의 유일신 사상은 자연의 질서가 단 한 분의 지성적 존재의 산물이라는 믿음의 기반이 되었다. 많은 신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다신교를 믿는 사회에서는 현대 과학이 탄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전에 과학의 발달을 제한했던 그리스 사상과의 결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유대교-기독교의 창조 교리였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연이 근본적인 질서를 반영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질서가 로고스(logos)라는 스스로 존재하는 원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믿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연을 전혀 관찰하지 않고서도 첫 원리에서 자연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추론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창조 교리는 이성적인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어나는 자연의 우발성(contingency)을 주장함으로써, 서양의 과학을 필연적인 사고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을 했다.

하나님이 우주를 설계하시는 방법은 여러 가지기 있을 수 있으므로, 자연의 질서를 단순히 논리적인 제1원리에서 추론할 수 없고 자연을 신중하게 체계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기독교의 토양에서 성장한 현대 과학의 창시자들, 예컨대 Newton, Galilei, Boyle, Copernicus, Kepler와 같은 사람들은 유신론자들이었으며, 이들에게는 과학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전혀 모순이 되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물리적 세계에서 하나님의 증거를 찾기 위해 부름을 받은 것으로 믿었다.

이들은 또한 우주와 생물이 하나님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믿었다. 예컨대 뉴턴은 <광학>에서 눈이 광학 기술이 없이, 귀가 소리에 대한 지식이 없이 고안되었을까?”라고 묻는다.

자연과 생물의 설계된 모습을 근거로 하나님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을 설계 논증이라고 한다.

설계 논증과 함께 하나님 가설을 떠받치고 있던 또 하나의 논증은 우주론적 논증이었다. 이 논증은 우주가 존재하는 제1원인으로서 필요한 존재, 즉 하나님을 추론하려고 한다.

가장 잘 알려진 우주론적 논증은 중세 이슬람교 학자들이 개발한 칼람(Kalam) 논증이다.

(1) 존재하기 시작하는 것은 무엇이든 원인이 있어야 한다.

(2) 우주는 존재하기 시작했다.

(3) 우주는 그것의 존재에 대한 원인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칼람 논증의 지지자들은 추가적으로 이 우주의 제1원인이 초월적이고 인격적인 것으로 추론하고, 1원인을 하나님과 동일시했다.

그렇다면 16-18세기의 과학적 활동에 대한 유신론적 토대와 해석은 19세기 이후에 어떻게 무신론적인 사상으로 바뀌게 되었을까?

과학사학자들이 보는 세 가지 주요 발전

(1) 인간의 이성이 종교적 믿음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계몽주의 사상

(2) 신의 존재에 대한 논증의 온당함에 대한 계몽주의 철학자들의 회의론

(3) 신 대신에 물질과 에너지를 근본적인 실재로 보는 과학에 기반을 둔 세계관의 등장

칸트는 칼람 논증의 둘째 전제, 즉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주장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주가 영원하고 스스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뉴턴은 우주가 안정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우주가 공간적으로 무한하다고 제안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만약 공간이 무한해야 한다면, 시간도 순방향과 역방향으로 무한해야 한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생각에 대한 회의론은 칼람 논증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켰다.

1859년에 출간된 다윈의 <종의 기원>은 하나님의 창조력의 가장 명백한 예로 여겨졌던 생물이 실제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윈은 가축을 사육하는 사람이 인위 선택에 의해 여러 품종을 만들어낼 수 있듯이, 자연은 무작위 변이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에 의해 새로운 생물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론적 논증과 설계 논증이라는 두 기둥이 약화되면서, 생물학, 천문학, 지질학 등에서 과학적 유물론이 등장했다.

과학적 설명에서 초자연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자연적인 설명에 국한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자연주의가 자리를 잡았다.

많은 20세기의 과학자들. 철학자들 및 신학자들은 과학과 유신론적 믿음이 갈등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일부 학자들은 과학은 자연 현상을 탐구하고, 종교는 도덕과 삶의 의미를 다루므로, 그들의 관할하는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많은 유신론자들도 공격적인 철학적 유물론에 대항하여 유신론적 믿음을 방어하기 위해 이런 모델을 받아들였다. 이런 모델의 지지자들도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유신론적 논증의 실패를 인정했다.

20세기 초에 이르러 과학은 그것의 유신론적 시작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가설이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2. 돌아온 하나님 가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유신론적 믿음을 지지하는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신론적 믿음을 지지하는 세 가지 핵심적인 과학적 발견

(1) 물질적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우주론적 증거

(2) 시초부터 우주가 생물의 가능성을 허용하게 미세 조정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물리학적 증거

(3) 우주의 시초 이후 대량의 새로운 기능성 유전 정보가 우리 생물권에서 발생하여 새로운 생물 형태가 생성되게 했음을 보이는 생물학적 증거

한때 허물어진 것으로 생각되었던 하나님 가설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 즉 우주론적 논증이 (1)에 의해, 그리고 설계 논증이 (2)(3)에 의해 회복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2-1. 우주는 시작이 있었을까?

칼람 우주론적 논증을 무너뜨린 것은 둘째 전제, 즉 우주에 시작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회의였다.

1912년에 미국의 천문학자 베스토 슬라이퍼(Vesto Slipher)는 나선 성운(은하)에서 오는 빛을 측정하면서 적색편이(red-shift)를 발견했다. 성운에서 온 빛의 스펙트럼선들은 정지된 광원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에 비해 긴 파장 쪽으로 이동해 있었다.

이것은 소리의 도플러 효과처럼 광원이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은하에서 오는 빛의 적색편이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1927년에 르메트르(Georges Lemaitre)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토대를 둔 우주론에 적색편이의 관측 증거를 통합하여, 은하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공간 속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팽창하고 있음을 제안했다.

공간이 팽창하고 있다면, 시간을 거꾸로 돌려 보면 공간이 점점 수축되어, 호킹(Steven Hawking)이 말처럼,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인접한 은하들이 사이의 거리가 0이었음에 틀림없다.”

우주의 시작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르메트르의 우주 모델은 빅뱅(Big Bang) 모델의 기초가 되었다.

우주가 정적인 것으로 고집했던 아인슈타인은 마침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1931년에 멀리 있는 성운의 적색편이가 나의 오래된 생각을 망치로 치듯이 박살냈다라고 말했다.

빅뱅 우주론은 물질, 공간, 시간 및 에너지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원인에 의해 우주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물론 과학자들은 무한히 오래된 우주의 개념을 복원하기 위해 정상우주론과 같은 대안들을 만들어냈다. 정상우주론은 1960년대까지 빅뱅 모델의 주요 경쟁자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1965년에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가 발견됨으로써, 이것을 예측했던 빅뱅 이론은 확고해지고 정상우주론은 몰락했다.

1970년대까지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경쟁하는 다른 이론들 대신에 빅뱅 이론을 받아들였다.

우주의 시작을 발견한 것은 많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유한한 우주의 유신론적 함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19852월에 댈러스에서 유신론자들과 무신론자들이 모여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토론한 회의가 열렸다. 빅뱅 이론과 유한한 우주의 철학적 함의를 토론하는 그룹에는 저명한 천문학자들이 많이 참석했다.

20세기의 위대한 관측천문학자 중 한 사람으로 널리 존경 받던 샌디지(Allan Sandage) 교수는 불가지론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강연 중에 최근의 자신의 개종을 발표하고, 어떻게 창조 사건의 과학적 증거가 그의 세계관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설명함으로써 그의 동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2-2. 우주의 미세 조정

우주의 많은 성질은 매우 좁고 확률이 지극히 작은 범위에 속하며, 이런 미세 조정은 생물의 존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2-1. 물리 상수들

물리 상수들, 특히 물리학의 기본 힘들의 상수들이 생물이 존재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자연에는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및 약한 핵력의 네 가지 기본 힘이 있다. 약한 핵력은 핵의 방사능 붕괴를 유발한다. 강한 핵력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한데 묶는 인력이다. 전자기력은 반대 전하를 가진 입자를 끌어당기고 같은 전하를 가진 입자를 밀어낸다.

중력은 두 물체들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그들의 중심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이다.

M1M2

F = G ━━━━

d2

이 뉴턴의 중력 방정식에서 상수 G가 미세 조정되어 있다.

별의 안정도는 중력, 강한 핵력 및 전자기력의 상대적 세기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다른 힘들은 변하지 않고 G가 지금의 값보다 조금 작아지면, 별은 원자핵들이 결합하여 탄소와 산소 등 생물에 필요한 다양한 원소를 합성할 만큼 뜨거워지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G가 지금의 값보다 조금 커지면, 핵합성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 수명이 긴 별이 생성되지 못하고, 따라서 태양계와 같은 생물에게 적합한 거주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강한 핵력은 핵 안의 양성자와 양성자를 묶는 힘으로 작용하고, 전자기력은 같은 전하를 가진 이들을 밀어낸다. 탄소 핵의 경우에 안정한 핵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전자기력과 강한 핵력이 현재 값의 0.54% 범위 안에서 정확한 세기를 가져야 한다.

폴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지구 위의 생물이 칼날 위에 균형을 잡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 우주가 칼날 위에 균형을 잡고 있으며, 자연의 '상수' 중 어느 것이라도 조금만 달라지면 우주가 완전히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2-2-2. 우주 시초의 물질과 에너지의 분포

우리 우주는 놀랍게도 은하, 별 및 행성계를 가진 질서정연한, 따라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 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는 시작 이후에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했을 것이므로, 우주의 시초에 물질과 에너지가 엔트로피가 아주 낮은 배열로 미세 조정되었음을 암시한다.

펜로즈(Roger Penrose)는 엔트로피 계산을 통해 우주의 시초에 있었던 질량과 에너지를 배열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단지 몇 가지 배열만이 우리 우주와 같은 우주를 만들 것임을 보였다.

 

2-2-3. 우주의 팽창 속도

우주가 초기에 조금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었다면, 물질이 은하로 엉길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빨리 분산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우주가 초기에 조금 더 느리게 팽창하고 있었다면, 우주는 빠르게 붕괴했을 것이다. 우주의 팽창 속도는 이 두 경향 사이의 경계에서 미세 조정되어 있다.

 

2-3. 유전 정보의 기원

2-3-1. 생명의 기원과 DNA 수수께끼

다윈 이전의 과학자들은 생물이 하나님에 의해 설계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다윈은 생물의 설계된 모습이 무작위 변이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 많은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미세 조정된 특징을 보고 초월적 지성에 의한 설계를 고려한 반면에, 생물학자들은 설계 가설에 오랫동안 저항해 왔다.

그러나 크릭과 왓슨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구조를 발견한 이후 생물에 대한 유물론적 이해는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DNA에 뉴클레오티드 염기의 서열로 들어 있는 유전 정보의 기원을 유물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85년에 댈러스에서 열린 회의, 즉 천문학자 샌디지가 자신의 개종을 선언한 회의에서 또 하나의 극적인 선언이 있었다.

생명의 기원을 논의하는 시간에 DNA에 저장된 정보의 함의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모든 토론 참여자는 현재의 화학 진화 이론이 첫 생명체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유전 정보의 기원을 설명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이 과학자들 중 일부는 단순히 생명의 기원 연구가 표준적인 유물론적 틀 안에서 설명을 고안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설명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법, 즉 지성과 정보 생성 사이의 연결을 인정하는 접근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케년(Dean Kenyon) 교수는 화학 진화 이론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권위자였다. 그가 공동 저술한 생화학적 운명이라는 책은 당시에 가장 많이 팔리던 고급 수준의 교과서였다.

그 책에서 저자들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들이 순전히 자연적인 화학적 인력의 결과로 DNA의 도움 없이 중요한 단백질 분자들을 자체 조직화함에 따라 생명체가 생겨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케년은 DNA 안에 들어 있는 정보는 자체 조직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댈러스 회의에서 케년은 자신의 자체 조직 이론을 부정하고, DNA 분자 안의 정보의 존재는 자신의 이론뿐 아니라 생명의 기원에 대한 모든 현재의 자연주의적 이론에 의한 설명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첫 생물의 기원에 대한 자연주의적 설명으로는 (1) 우연에 기반을 둔 설명, (2) 물리 법칙과 화학 법칙에 의존하는 설명, (3) 자연의 법칙과 우연을 결합한 설명이 제안되었다.

(1) 우연을 넘어서

생물 탄생 전의 원시 수프에서 아미노산들이 축합하여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기능성 단백질을 만들 확률을 추정해보자.

아미노산들은 다른 방식으로도 결합할 수 있으므로 펩티드 결합을 형성할 확률을 1/2로 보면, 전체가 펩티드 결합으로 연결될 확률은 (1/2)149 = 1/1045이다.

아미노산은 광학이성질체를 가지므로 L형과 D형의 1:1 혼합물에서 L형만으로 구성된 단백질이 생성될 확률은 (1/2)150 = 1/1045이다.

2004년에 액스(Douglas Axe)β-lactamase라는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효소에 대해 돌연변이로 한 아미노산씩 다른 것으로 바꾸는 실험을 실시하여, 가능한 아미노산의 모든 조합 중에서 β-lactamase의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조합 수는 1/1077 그리고 기능을 나타내는 모든 단백질의 수는 1/1074로 추정했다.

다음으로 우주 전체 역사의 모든 사건(기본 입자들의 상호작용)이 이 아미노산 조합을 만드는 데 전념한다고 가정하면, 반응이 일어날 최대 기회 수는 10140이다.

따라서 원시 수프에서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기능성 단백질이 우연히 생성될 확률은 10140/(1045+45+74) = 1/1024에 불과하다.

살아있는 세포에는 수백 종의 단백질이 필요하므로, 우연 가설은 생물 정보의 기원을 설명하지 못한다.

(2) 자체 조직 시나리오

나트륨 이온(Na+)과 염화 이온(Cl-)이 정전기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겨 소금 결정(NaCl) 안에서 고도로 정렬된 패턴을 만들 듯이, 서로에 대해 특별한 친화도를 가진 아미노산들도 스스로 배열하여 단백질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케년의 저서 생화학적 운명의 논지인 자체 조직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아미노산들 사이의 친화도의 차이가 커서 특정한 서열만 형성된다면, 언제나 그 서열만 생성되어 다양한 기능성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단백질의 특정한 아미노산 서열은 친화도에 따른 화학적 필연성의 결과가 아니다.

(3) 우연과 필연: 생물 탄생 전 자연선택

오파린은 생물 정보의 기원을 단순한 무생물 분자들의 우연한 상호작용에 작용하는 자연선택 과정의 산물로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자연선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정보가 풍부한 단백질과 핵산 세포의 자기 복제 차별적인 번식

과정이 필요하고, 자연선택은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난다.

그런데도 이 이론은 정보가 풍부한 단백질의 기원을 자연선택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도브잔스키는 생물 탄생 전 자연선택은 용어상의 모순이다라고 지적했다.

 

2-3-2. 캄브리아기 폭발 및 다른 정보 폭발

다윈이 이해했듯이, 무작위 변이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천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화석 기록을 보면, 생물의 형태와 기능의 주요 혁신은 흔히 갑자기 또는 불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는 캄브리아기 폭발이다. 53천만 년 전에 시작된 이 사건 동안에, 대부분의 주요 동물 집단이 지질학적으로 갑작스러운 방식으로 화석 기록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생물 형태를 만들려면 새로운 유전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캄브리아기 폭발은 그 시대에 유전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그 후에도 새로운 생물 형태들(최초의 곤충, 거북, 공룡, 바다 파충류, , 꽃식물, 포유류 등)이 화석 기록에 갑자기 나타난다. 이때에도 새로운 유전 정보가 생물권으로 유입되었음을 암시한다. 이 정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2-3-3. 생물 정보의 기원 문제

신다윈주의의 진화 메커니즘인 무작위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이 새로운 유전 정보를 생성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먼저 부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은 수학자, 물리학자 및 컴퓨터 과학자들이었다. MIT 교수 이든(Murray Eden)은 모든 컴퓨터 코드와 문서에서 서열의 특정성이 기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서열의 무작위 변화는 일관되게 기능 또는 의미를 손상시킨다.

DNA 염기 배열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기능성 단백질을 만들 확률을 생각해보자.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의 총 조합 수는 20150 = 10195이다.

그러나 액스가 보였듯이, 중요한 위치에 있지 않은 아미노산은 다른 것으로 대치되어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액스는 전체 조합 중에서 1/1077이 특정한 기능을 나타내는 단백질로 추정하였다.

한 생물이 새 생물을 낳을 때마다 새 유전자 서열도 만들어 전달할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38.5억 년의 생물의 역사 기간에, 생물학자들은 지구에 약 1040개의 개체 생물들이 살았다고 추정한다. 이것은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단백질의 접힌 구조를 만들 기회가 최대 1040번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생물의 역사 전체에서 무작위 돌연변이에 의해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특정한 기능성 단백질이 생길 확률은 1040/1077 = 1/1037이다.

이런 결과는 생물학자들에게도 전달되어 이제 많은 생물학자들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이 소규모 변이는 설명할 수 있지만 생물 형태의 대규모 혁신은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신다윈주의자들은 생물의 설계된 모습이 정말 설계된 것이 아니고, 무작위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캄브리아기 폭발과 같은 새로운 동물 형태들이 갑자기 출현할 때 갑자기 주입된 대량의 정보는 무작위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으로 설명할 수 없다.

유물론적 이론으로 유전 정보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지적 설계에 대한 긍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능적 또는 특정한 정보를 생성하는 능력을 입증한 원인을 알고 있다. 그 원인은 지적 행위다. 지적 행위자(사람)는 소프트웨어 코드, 고대 비문, 책의 의미 있는 본문, 군대의 암호 등의 형태로 정보를 생성한다. 우리는 또한 대량의 특정한 정보를 생성하는 현재 작동하는 유물론적 원인이 없음을 알고 있다.

과관계에 대한 우리의 한결같은 경험은 지적 설계가 대량의 기능적으로 특정한 정보의 기원에 대해 알려진 유일한 원인임을 보여준다.

러므로 생물의 역사에서 캄브리아기 폭발 등에서 그런 정보가 엄청나게 주입된 것은 지적 원인의 활동으로 가장 잘 설명된다.

 

3. 최선의 형이상학적 설명으로의 추론

3-1. 형이상학적 가설을 평가하는 방법

형이상학은 다른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사물 또는 실체 또는 과정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철학자들은 이 기본 실재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답을 가진 네 가지 주요 세계관을 인정한다.

(1) 자연주의(또는 유물론)는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자연의 법칙을 기본 실재로 본다.

(2) 범신론(汎神論)은 물질과 에너지에 존재하는 비인격적 신을 기본 실재라고 주장한다.

(3) 유신론(有神論)은 창조된 세계 안에서도 활동하시는 인격적이고 지적이고 초월적인 하나님을 확언한다.

(4) 이신론(理神論)은 창조된 세계가 처음 생긴 이후에 창조된 질서 안에서 행동하지 않는 인격적이고 초월적이며 지적인 신을 확언한다.

그렇다면 경쟁하는 형이상학적 가설 또는 세계관 중에서 어느 것이 우주와 생물의 기원에 대한 다음 세 가지 주요 발견을 가장 잘 설명할까?

(1) 우주는 시작이 있다(빅뱅).

(2) 우주는 처음부터 생물의 가능성을 위해 미세 조정되었다.

(3) 우주가 시작된 이후 지구의 생물권에서 엄청난 양의 생물 정보가 생겨서 새로운 생물 형태가 생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과학적 증거를 근거로 형이상학적 가설들을 평가하기 위해 귀추법(abduction) 을 사용한다. 귀추적 추론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논리 : 만약 A가 참이라면, C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자료 : 놀라운 사실 C가 관측되었다.

결론 : 따라서 A가 참이라고 추측할 만한 이유가 있다.

여기에서 귀추적 추론은 A가 참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A가 두 개 이상의 형이상학적 가설일 경우, 경쟁하는 가설들의 설명력을 비교함으로써, 최선의 가설로 추론해 갈 수 있다. 이런 방법을 복수 경쟁 가설의 방법또는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이라고도 부른다.

 

3-2. 하나님 가설과 우주의 시작

귀추법을 이용하여 유대교-기독교적 유신론이 우주의 기원에 대한 예상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유한한 우주에 대한 증거가 그런 유신론적 가설을 어떻게 확인할지 고찰해 보자.

대전제: 만약 우주의 기원에 대한 유대교-기독교적 관점과 신성한 창조주에 대한 그것의 확언이 참이라면, 우리는 우주에 시작이 있었음을 예상할 이유가 있다.

소전제: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놀라운 증거가 있다.

결론: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대한 유대교-기독교적 관점과 신성한 창조주에 대한 그것의 확언이 참일 수 있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

여기서 유신론은 이신론, 범신론과 구별되는 유대교-기독교적 유신론이므로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대전제: 만약 유신론이 참이라면, 우리는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를 예상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전제: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놀라운 증거가 있다.

결론: 우리는 유신론이 참일 수 있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

따라서 우주가 시작이 있었다는 증거는 유신론 또는 하나님 가설에 대한 귀추적 확인을 제공한다.

한편 자연주의의 관점에서는 자연계 외에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주를 어떤 외부적 행위에 의해 유한한 시간 전에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영원하고, 자체 조직적이며, 스스로 존재하는 체계로 간주한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우주가 존재하는 모든 것이라면, 우주 너머에서 또는 우주와는 별개로 우주의 시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자연주의는 무엇이 물리적 우주 자체를 생기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유신론자들이 생각한 바와 같이, 하나님이 시공간, 물질 및 에너지를 초월하는 한, 그리고 우주 자체에 대한 인과적 설명이 원인이 될우주와 분리된 어떤 실체의 존재를 요구하는 한, 하나님 가설은 우주에 시작이 있었음을 보이는 증거에 대해 자연주의보다 인과적으로 더 적절하고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한다.

범신론적 세계관은 신의 존재를 확언하지만, 범신론의 신은 물리적 우주 안에 존재하며 그것과 같은 공간을 차지한다. 따라서 범신론자들이 생각하는 신은 물리적 우주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과거의 유한한 시점에서 물리적 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범신론적 신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주가 시작되기 전에 범신론적 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우주가 존재하기 시작하도록 만들 수 없었다.

이신론은 초월적이고 인격적인 자유 행위자를 가정하므로, 유신론과 마찬가지로 시간상의 별개의 시작점에서 우주가 기원한 것에 대해 인과적으로 적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따라서 유신론과 이신론은 범신론이나 자연주의보다 더 나은 가설이라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3-3. 하나님 가설과 우주의 설계

설계 가설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지적 설계자가 뚜렷한 목표 또는 중요한 결과를 위해 다양한 파라미터들을 미세 조정한 것이라는 해석을 귀추적인 논증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대전제: 지적으로 설계된 물체의 특징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을 고려할 때, 만약 지적 행위자가가 우주를 설계했다면, 우리는 우주가 (a) 생물과 같은 뚜렷한 기능적 결과를 나타내고, (b) 그 결과는 물질의 미세 조정된 또는 아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 파라미터 또는 배열에 의존하는 것을 예상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전제: 우리는 (b) 물리 법칙과 상수 및 우주의 초기 조건의 미세 조정에서 아주 믿기 어려울 정도의 물질의 조건, 파라미터 및 배열을 관측하며, 이런 미세 조정된 파라미터들은 (a) 생물(뚜렷한 기능적 결과)을 살 수 있게 만든다.

 

결론: 우리는 지적 행위자가 우주를 설계했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물리학자들은 물리 법칙과 상수, 그리고 우주의 초기 조건이 우주의 시초부터 미세 조정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유신론과 이신론은 둘 다 하나님이 우리의 시간 밖에 존재하고, 우주를 설계하고 창조했다고 생각하므로, 이들은 둘 다 우주의 시초부터 존재하는 설계의 증거를 찾을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우주의 미세 조정은 그런 증거를 제공하므로, 그것은 하나님 가설에 대한 귀추적 확인을 제공한다. 다음 논증이 그 이유를 보여준다.

대전제: 만약 하나님이 우주를 설계했다면, 우리는 우주의 시초부터 미세 조정의 증거를 예상할 것이다.

소전제: 우주의 시초부터 미세 조정의 증거가 있다.

결론: 우리는 우주를 초월하는 하나님이 생물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우주를 설계했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

자연주의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이 궁극적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리 법칙은 물리 법칙 안의 비례 상수의 미세 조정이나 우주의 초기 조건의 미세 조정을 설명할 수 없다.

인과관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세 조정을 보이는 체계를 설명하려면 지적 원인이 필요하다. 비인격적인 신을 믿는 범신론은 그런 기본이 되는 지성적 존재를 부인하므로 우주의 미세 조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유신론적 또는 이신론적 하나님 가설은 범신론이나 자연주의보다 우주의 미세 조정의 기원에 대해 인과적으로 더 적절하게 설명한다.

지금까지 유신론과 이신론이 우주의 시작과 미세 조정에 대한 증거를 자연주의나 범신론보다 더 잘 설명함을 보았다. 그러면 유신론과 이신론의 설명력을 구별할 수 있는 증거가 있을까?

 

3-4. 하나님 가설과 생물의 설계

유신론과 이신론 중 어느 것이 생물의 역사에서 일어난 기능성 생물 정보의 폭발을 더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신론은 신이 우주를 창조했지만, 창조 후에는 신의 개입 없이 우주가 발달해 온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이신론자들은 우주가 창조된 이후에 폭발적으로 나타난 생물 정보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 법칙의 창조력 우주의 초기 조건에 미리 저장된 정보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 법칙은 특정한 결과가 필연적으로 특정한 조건을 따르는 상황을 기술할 뿐,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지 못한다.

또한 우주의 초기에는 온도가 높아 물질이 기본 입자들로 존재했을 것이므로, 이들이 DNA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었을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첫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필요한 때와 장소에 충실히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이신론은 첫 세포의 출현에 필요했던 유전 정보와 생물의 역사 중에 폭발적으로 도입된 유전 정보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유신론은 검토 중인 생물과 우주의 기원에 대한 다음 세 가지 핵심 사실에 대해 이신론보다 전반적으로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한다. (1) 물질 우주에는 시작이 있었다. (2) 물질 우주는 시작부터 생물을 위해 미세 조정되어 있었다. (3) 우주의 시작 이후에 기능적으로 특정한 정보의 큰 불연속적인 증가분이 생물권에 들어왔다. 이신론은 그 사실 중 첫 두 가지를 설명할 수 있고, 유신론은 세 가지 모두를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의 4부에서는 우주의 미세 조정을 설명하기 위한 다중우주 및 우주의 시작을 설명하기 위한 양자 우주론과 같은 이국적 자연주의를 다루는데, 이 부분은 시간 관계상 생략했다.)

 

4. 결론

호킹은 2018년에 별세했다. 그의 사후에 출간된 책 큰 질문에 대한 간결한 대답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력의 법칙과 같은 법칙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에서부터 자체를 창조할 수 있고 또 창조할 것이다······자발적 창조는 무() 대신에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이유,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자발적 창조라는 구절은 단순히 무엇인가가 무에서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자발적 창조와 우주가 무에서 생기는 것은 동어반복이며, 자발적 창조가 우주가 생긴 원인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자연의 법칙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한다는 호킹의 진술은 범주 오류, 즉 자연의 법칙이 하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철학적 오해를 드러낸다. 자연의 법칙은 일반적으로 자연이 하는 일을 수학적 용어로 표현한 것일 뿐, 우주 자체의 기원을 유발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다.

호킹의 논리적 근거는 철학적으로 혼란스러운 것이었고, 어떤 과학적 증거가 아니라 이 혼란으로 인해 그는 하나님 가설을 거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무도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고 아무도 우리의 운명을 지시하지 않는다······아마 천국과 내세도 없을 것이다······우리가 죽을 때, 우리는 먼지로 돌아간다.”

과학의 결과로 발전된 이 무신론적이고 허무주의적인 관점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여기에서 논의한 세 가지 과학적 발견은 물리적 세계의 배후에 있는 인격적인 지성적 존재를 가리킨다.

우리는 도킨스가 말한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무관심의 산물인 무의미한 우주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가설이 돌아온 것은 우리 자신의 궁극적인 의미에 대한 탐구가 헛되이 끝날 필요가 없다는 희망적인 가능성을 되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