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품에 안긴 추사 세한도, 14년 만에 14m '완전체' 특별공개
어둠을 뚫고 입장한 전시실의 15m 넘는 한쪽 벽면에 기다란 유리진열대가 놓여 있다. 총 길이 14m 69.5㎝에 이르는 국보 제180호 '세한도'의 나들이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말년에 제주도 유배살이를 하며 벗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 ‘원조’ 그림은 이 가운데 약 70㎝ 길이. 나머지는 모두 세한도를 칭송한 청나라 문인 16인과 한국인 4인의 감상 글로 비단으로 꾸민 두루마리에 담겨 있다. 왕조가 망하고 국호가 바뀌고 전란과 경제 융성을 거치는 동안 여러 손에 물려오다 마침내 ‘국민 전체의 것’이 된 세한도가 이렇듯 ‘완전체’를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돼 있다가 올 초 소유자 손창근(91) 선생이 국가 기증을 결정한 ‘세한도’가 23일 14m가 넘는 전체 실물로 공개됐다. 이날 언론 공개회를 시작으로 내년 1월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되는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을 통해서다. 세한도의 완전체 공개는 지난 2006년 ‘추사 김정희-학예일치의 경지’전 이후 이번이 처음. 1부 ‘세한’에선 세한도를 포함해 추사 관련 작품 15점이, 2부 ‘평안’에선 조선 후기 ‘평안감사향연도’ 3점 등 총 18점의 서화가 공개된다. 박물관 측은 “한겨울 추위인 세한을 함께 견디면 곧 따뜻한 봄날 같은 평안을 되찾게 될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 이은 기부 손창근 선생 '국가 기증' 계기
한·중 문인 20인 감상 포함 전체 실물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18점 내년 1월까지 전시
전시를 준비한 이수경 학예연구관은 “2005년 용산 이전 이후 네번째 세한도 전시인데 그 전엔 공간 문제로 한차례 외엔 다 펼치지 못했다. 이번엔 작심하고 특수진열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새 보물 납시었네-신국보보물전’에서 선보였던 8m 넘는 ‘강산무진도’보다 훨씬 긴 진열대다. 두루마리 앞쪽 바깥의 비단 장식 부분까지 펼쳐 청나라 문인 장목(1805~1849)이 쓴 ‘완당세한도(阮堂歲寒圖)’ 제목부터 볼 수 있게 했다.
'세한'은 논어의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에서 왔다. 문구 자체는 절개와 의리를 말할 때 종종 등장하지만 이를 주제로 한 문인화로서 전해지는 것은 추사의 것이 유일하다. 당시 59세였던 추사는 황량한 유배지에서 자신에게 매년 책을 보내준 제자 이상적(1804-1865)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단출하지만 격조 높은 이 그림에 담았다. 이를 이상적이 중국 사행 때 들고가 청나라 문인들의 글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백 수십년간 국적을 막론한 감상평이 덧붙여지면서 지금과 같은 대작이 됐다. 중간중간 공백은 다른 문인들의 글을 받으려고 남겨놨던 공간으로 추정된다.
전시에선 당대 문장가들의 빼어난 필체를 그대로 감상하되 한글 해설문을 곁들여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예컨대 위당 정인보(1893~1950)의 글에는 “시절은 도탄에 빠지고 핍박은 갈수록 심해져 후미진 산골짜기로 도피할 것을 꾀하느라 바빠서 시를 지을 겨를이 없었다. 나라가 광복을 찾게 되어 손군과 서울에서 다시 만났을 때 다시 이 그림을 내놓고 서로 마주보면서 감개에 젖었다”는 내용이 있다. 이애령 미술부장은 “위당 선생이 한국전쟁 때 납북되기 전 1949년 남긴 글”이라면서 “여기서 손군은 서예가이자 국회의원을 역임한 손재형(1903-1981) 선생으로 그가 오세창(1864~1953), 이시영(1869~1953) 선생 등에 청해 받은 글을 엮으면서 현재와 같이 비단 장황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재형 선생은 일본인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로부터 1944년 태평양전쟁 폭격 직전 세한도를 찾아왔다. 훗날 이를 인수한 이가 개성 출신의 실업가 손세기 선생이다. 그의 아들 손창근 선생은 선친의 고서화를 포함한 컬렉션 304점을 2018년 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세한도 한점만은 빼놓았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마침내 세한도까지 포함해 총 203건 305점을 국가에 기증한 손 선생에 대해 12월 초 서훈 수여가 예정돼 있다.
이준성님 페북에서 모셔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세한도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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