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영서당 뒷뜰에서 낙엽을 태우며
말을 해놓고도 떠나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더냐
삶이란 가끔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폭우 내리던 날 떠내려가고 싶었던 생각들
산모퉁이를 돌아 낯선 뭍에 둥지를 틀고 싶었다
밤마다 별을 헤다가 잠이 들고
일어나면 글을 쓰리라
떠나온 도시는 안녕한지 가끔은 안부 전화를 하고 싶을 때
그때서나 전화를 하리라
나, 잘 있다고
자작나무 숲처럼 늙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편지125............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