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親과 獨島, 先代 對日 抗爭의 記錄

석전공 문집 번역 발간사

장전 2015. 11. 23. 18:26

 

금번 석전공의 문집 번역 출간은 저희들 후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이번 출간을 담당해주신 호남고문헌연구원 김경국 이사장님과 회원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담양군 최형식 군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참으로 많은 책들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서 오늘날 석전공의 문집 우리말 번역 출간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다들 이미 알고 계신것 처럼 석전공 께서는 경서를 배우고 익히는 단순한 성리학자로서의 인생을 선택하지 않으시고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사회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진력하셨습니다

대 기근( 飢饉) 기( )에는 가산을 풀어서 굶주리는 이웃들을 구휼(救恤 )하고, 사회 기강이 무너진 국난의 시기에는 삼정책을 지어서 임금님께 올렸으며, 드디어 외세가 조선을 침범하기 시작하는 병인양요에 임해서는 의병을 이끌고 서울로 진격하슴니다

 

당시 석전이 속해있던 노사학파는 위정척사(衛正斥邪)의 기치아래 의병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의병사에 빛나는 인물들, 기삼연, 고광순, 기우만, 기산도 등의 인물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혹자는 위정척사 사상을 비판합니다. 당시의 국제정세를 잘못 판단하고 개방정책을 포기하게 만든 망국의 철학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본처럼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개방 개화 정책을 실시하였다면 외세와 열강의 각축을 이용해서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열강세력이라는 고양이 앞 쥐의 신세였습니다.이미 조선은 기울어진 나라였습니다. 청일 전쟁과 노일 전쟁의 승리로 조선에 대독점적 지배권을 획득한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읠슨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가 제창한 민족자결주의 정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일본과 가스라-태프트 밀약을 체결합니다. 이 조약을 통해 미국은 조선을 포기하는 댓가로 필리핀 소유권을 일본으로 부터 보장받게 됩니다. "일본에 대해 일격도 가하지 못하는 국가를 대신 보호해 줄 수 없다" 그리고 "조선은 현대적 행정과 사법제도를 운영할 소위 자치 능력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당시 진정한 친구는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위정척사의 기치는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서지 못하면 사악한 약탈적 제국주의 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는 처절한 외침이였습니다. 다시말하면 유교철학의 기본 명제중 하나인 자강불식(自强不息)을 천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오늘날 같이 국제화된 세계속에서 위정척사는 이미 용도 폐기된 가치에 불과할까요. 어디 박물관에나 모셔두어야 할 구호 일까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정치는 아직도 자강불식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세력권으로 편입되는 통일 보다는 분단 상태를 선호하고 있는 중국, 또 다를 한 편으로 중국 세력권으로 편입되는 통일 보다는 한반도의 분단 상태를 선호하는 미국, 다시 호전성을 만 천하에 들어내는 일본 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가 민족자존을 수호한는 유일한 길은 자강불식외에는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사, 석전 등의 유학자들이 조선을 일본 침략으로 부터 수호할 수는 없었습니다. 빛나는 의병활동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30년의 일제 강점기라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계승하고 전파했던 유교적 가치는 높은 교육열로 이어졌습니다. 논어의 첫구절이 배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부모세대의 한을 자식의 교육을 위한 절대적인 자기 희생으로 풀었습니다. 유교의 가족주의적 경향, 즉 열심히 배워서 사회에 나가 공을 세우고 입신 출세하여 부모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하고자 하는 효(孝)의 정신이 근면 성실과 배움을 부채질 했습니다.

 

유교의 덕목중의 하나인 충(忠)은 임금에 대한 충성의 의미보다는 매사에 성심을 다한다 또는 각각 맡은바 자기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자아성찰의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이런 유교적 가치관이야 말로 오는날 한국을 일으켜 세운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사는 것이 아니라 유교정신이 오는날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를 다스리는 자는 생산이 적은 것을 근심하지 말고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는 것을 근심하라"는 공자의 말씀 그리고  "홀아비와 과부, 독거노인과 고아를 우선 보살피라"는 맹자의 말씀은 앞으로 한국이 지향할 복지국가의 이념까지도 제시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학자들은 이렇듯 아직까지도 우리의 정신속에 살아있고 또한 살아 있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담양은 어느 고장보다도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아마도 선각자 고정주 선생님이 영학숙, 창흥의숙을 개설하여 교육 열기를 불어 넣었고 이 고장의 전통인 각 성(姓)씨들 간의 경쟁적인 교육열이 빛어낸 빛나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석전공의 한글 번역판 문집 출간 뿐만 아니라 담양 선각자들의 행적과 학문을 관내 중고등 및 대학교 학생들에게 강연을 통해서 알려주는 작업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뿌리인 이 고장의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행적은 그들에게 향토애와 자긍심을 심어줄 것이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서 몸과 마음 가짐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것으로 감히 생각해 봅니다.

 

호남고문헌연구원이 역사적인 사료를 한글로 번역하고 역사 전공자들이 문헌 내용을 역사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서 한편으로 서적으로 출간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지역내 학생들에 대한 교육 자료로 이용된다면 그리고 이런 교육울 받은 학생들이 국가와 민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면 아마도 돌아가신 애국지사들도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번 번역이 계기가 되어 고문헌 연구원이 호남 역사 전문가들과 함께 호남학 혹은 호남 정신 문화 연구의 본산으로 성장될 것을 믿습니다. 호남 인문학의 메카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해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전공 5대손  이종웅, 이종걸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