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윌리엄스 / "토마스 탈리스 주제의 환상곡

장전 2012. 7. 23. 18:07

 

      
      Vaughan Williams 
      Fantasia on a Theme by Thomas Tallis
      
      본 윌리엄스 / "토마스 탈리스 주제의 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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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int Louis Symphony Orchestra - Leonard Slatkin, cond 토마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비감어린 곡들은 그 슬픈 분위기만으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세상이 마냥 환해서 밝게 느껴질 때나 
      아니면 반대로 지극히 절망적으로 여겨질 경우에도 
      슬픈 노래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움츠려 있는 자아를 일깨워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슬픈 曲중의 하나가 "본 윌리암스"의 음악입니다. 
      
      영국의 본 윌리암스(Vaughan Williams)는 
      전원의 목가적인 서정성을 띤 작품을 남겨 퍽 인상적인 작곡가입니다. 
      
      특히 그의 교향곡 3번(전원)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날아오르는 종달새(the Lark Ascending)"와 
      "푸른 옷소매 환상곡(Fantasia on Green Sleeves)" 
      그리고 "토마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Fantasia on a Theme by Thomas Tallis)"등은 
      우리를 한없이 감상적으로 만들어 주지요. 
      
      그중에서도 "토마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은 
      분위기가 워낙 심각하고 엄숙하여 
      마치 진혼곡처럼 우리를 슬픈 센티멘탈리즘에 빠뜨립니다. 
      
      언젠가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여사가 세상을 떴을 때와 
      박정희 대통령 본인이 서거했을 때 라디오에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3일간 순수 음악류만을 틀어준 적이 있는데 
      그 때에도 방송담당자들이 이 음악을 
      레퍼터리에 여러번 끼워넣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리게 연주되는 총주의 서주가 장중하게 꿈결처럼 펼쳐집니다. 
      낮은 현악의 피치카토에 이어 바이올린의 트레몰로를 매달고 
      탈리스의 테마가 은밀하게 나오며 
      그것이 비장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반복됩니다. 
      
      이어 탈리스의 새로운 선율이 제 2주제로 등장하여 
      대위법적으로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원래의 주제를 암시하는 코다로 곡은 마무리됩니다. 
      
      1970년대 초반 하이틴 시절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르네상스"음악감상실에서 
      방문할 때마다 신청해 듣곤하던 추억이 서린 곡인데 
      그 당시 "르네상스"의 대형 하츠필드 스피커의 
      웅장한 스케일과 맞아떨어져 
      비감한 감정 속으로 청춘을 흠뻑 몰입시켜주던 곡입니다.